2026년 07월 25일 (토)

“고양이가 ‘걸어가’요, 아빠가 ‘춤을 춰’요”⋯아기가 동사를 이해하고 구사하는 시기는 언제일까? 

영국 심리학 연구팀, 생후 10개월 아기 뇌파 검사 결과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아기는 보통 생후 10~12개월 즈음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첫 단어를 내뱉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체를 알 수 없는 말을 옹알거리던 아기가 “엄마” 하고 입을 떼는 순간, 부모는 새로운 세상을 마주한 듯 놀라워 한다. 첫 뒤집기, 첫 걸음마는 물론 ‘첫 단어’를 내뱉는 순간을 마주하는 일은 양육자에겐 잊지 못할 행복의 순간이다. 

아기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첫 말을 내뱉는 시기는 생후 10~12개월 정도이다. 다만 이때 구사하는 말은 주로 ‘엄마’나 ‘아빠’ ‘개’ ‘사과’ ‘인형’ 등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인물이나 사물을 지칭하는 ‘명사’다. 좀 더 정교한 언어를 구사하려면 다음으론 동작이나 상황을 묘사하는 ‘동사’를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아기는 언제부터 동사를 이해하기 시작하는 걸까.

최근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아기들은 생후 10개월 첫 단어를 말하기도 전 이미 동사를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대와 카디프대, 워릭대 공동 연구진은 아기의 동사 이해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특별한 검사를 시도했다.

연구진은 생후 10개월 된 아기에게 작은 센서를 넣은 신축성 있는 모자를 씌운 뒤, 부모의 무릎에 앉히고 특정 동작들이 담긴 영상을 시청하게 했다. 실험에 참가한 아이들에겐 영상 속 동작과 일치하는 동사와 일치하지 않는 동사가 음성으로 함께 제시됐다.

연구진은 이들이 영상을 시청하는 동안 모자 속 센서를 통해 뇌전도 검사(EEG)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아기들은 동작과 동사가 일치하지 않을 때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예를 들어, “춤을 추다”에 해당하는 동작을 보여주며 “손을 흔들다”라는 음성을 들려주었을 땐 동작과 일치하는 동사(“춤추다”)를 들려주었을 때보다 전두엽 영역에선 음성 반응이, 후두엽 영역에선 양성 반응이 증가했다. 

전두엽은 이해가 안 되는 정보를 처리하고 판단하는 역할을 할 때 활성화하는 뇌 영역으로, 수용된 정보가 잘 이해되지 않을 때 보통 음성 반응의 진폭이 커지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낯선 정보를 접하거나 언어나 소리 자극을 이해하기 어려울 땐 전두엽의 음성 반응과 함께 시각 자극 처리에 관여하는 영역인 후두엽이 양성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연구진은 “생후 10개월 된 아기가 동작과 동사가 불일치하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넘기지 못했다는 이번 연구 결과는 아기들이 첫 단어를 말하기도 전 이미 여러 동사를 이해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즉, 아기가 동사를 입밖으로 구사하지 못하는 시기에도 머릿속에선 동사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동작이나 움직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에, 이를 표현하는 동사를 인지하는 것은 명사를 습득할 때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며 “발달 단계에서의 초기 동사 습득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선 향후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Electrophysiological evidence of infants’ understanding of verbs’)는 최근 인지신경과학 저널 《코텍스(Cortex)》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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