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미국에서 대장암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평생 마시는 술의 양이 많을수록 대장암 위험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장암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국내 대장암 환자는 2019년 이후 연평균 2.6%씩 증가했으며, 특히 20~40대 젊은 층 발병률은 연평균 4.2%씩 증가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른 증가세다.
미국에서도 젊은 대장암 환자가 급격히 많아지는 데 대한 학계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암학회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 20~49세 성인의 암 사망 원인 1위가 대장암으로 집계됐다.
대장암 발병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신체 활동 부족, 초가공식품 과다 섭취, 지나친 음주 등이 제시되고 있다. 다만 어느 정도의 알코올 섭취가 대장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지에 대해선 의학적으로 합의된 바가 없었다. 유전적 원인이나 생활습관 등에 따라 개인 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미국 보건복지부(NIH) 산하 국립암연구소(NCI)는 일주일에 196g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대장암 위험이 뚜렷하게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대장선종 환자 812명과 대장암 환자 1679명의 데이터를 추적한 뒤, 성별·나이·식습관·가족력 등 유의미한 요인을 보정한 결과 내린 결론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주일에 14잔(미국 표준잔, 알코올 14g) 이상의 음주를 하는 사람(대량 음주 집단)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대조군에 비해 대장암 발병 위험이 25% 높았다. 이는 일주일에 196g 이상의 순수 알코올을 섭취하는 수준으로, 국내 16도 소주로 환산하면 소주 4.3병에 해당한다.
알코올이 몸에서 분해되면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발암 물질이 생긴다. 이 물질은 세포의 유전정보를 훼손하는데, 쌓이면 대장의 세포가 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더해 음주 후에는 엽산의 세포 복구 효과가 떨어지고, 장 내 미생물 균형을 깨는 등 세포의 면역 반응이 악화되기 때문에 대장암 위험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가장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은 직장암이다. 대장의 가장 마지막 부분(직장)에 암이 생기는 것으로, 국내 대장암 환자의 약 45%가 직장암일 정도로 흔한 암종이다. 이번 연구에서 대량 음주 집단의 직장암 위험은 대조군에 비해 무려 95%나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폭음이 발병 위험을 두 배 가량 높인 셈이다. 이는 음주가 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맨 끝부분인 직장에 상대적으로 더 오래 남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암학회(ACS)의 공식 학술지인 《암(Cancer)》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