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4일 (화)

모든 장기 좌우 반대로 태어나는 '전신내장역위증', 은근히 많다는데?

평생 모르다가 건강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태아 초음파 검사에서 정상과 달리 간이 왼쪽에, 위가 오른쪽에 위치한 것이 확인된 사진. 사진=clinical case reports

흉부와 복부의 모든 내장이 좌우가 거울처럼 뒤바뀐 채 위치하는 '전신내장역위증' 태아 사례가 보고됐다.

중국 한 병원(chinese PLA general hospital)의 의료진은 지난 24일 전신내장역위증 태아 사례를 '임상 사례 보고(Clinical Case Reports)'에 공개했다. 전신내장역위증은 흉복부 장기가 완전히 좌우대칭으로 전위된 드문 선천성 기형이다. 정상과 달리 심장이 오른쪽, 간이 왼쪽에 위치하는 식이다. 다만 무작위가 아니라 모든 장기가 규칙적으로 거울 대칭을 이룬다.

사례를 보고한 중국 의료진은 20대 여성 환자가 임신 초기에 내원해 정기 산전 검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임신 27주 6일째 태아 심장 초음파 검사에서 좌우 대칭 우심증(심장이 정상 위치가 아닌 오른쪽에 있는 상태)이 처음 관찰됐다. 이후 추가적으로 시행한 검사에서 주요 혈관, 장기들이 정상 위치에서 좌우 대칭에 해당하는 반대쪽에서 발견되면서 태아의 전신내장역위증이 확정됐다.

대부분 모르고 살다가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

전신내장역위증은 아리스토텔레스가(기원전 384~322년) 동물 해부에서 처음 언급한 바 있다. 드문 해부학적 장애이지만 극도로 희귀한 발생률은 아니다. 8000명당 1명~ 2만5000명당 1명 꼴 정도로 발생한다고 보고된다. 한국에서도 건강검진 엑스레이나 CT, 수술 전 검사 중에 발견되는 경우가 꽤 있다.

의료진은 "전신내장역위증의 원인은 여전히 복잡하고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유전적, 환경적 소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전신내장역위증이 있어도 대부분 완전한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평생 모르고 살다가 군 검사나 건강검진에서 처음 발견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의료진은 "태아의 자세, 임신 주수,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 전신내장역위증의 산전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DNAH11 유전자 변이 동반되면 평생 호흡기 문제

전신내장역위증이 있어도 대부분 문제가 없지만, DNAH5, DNAH11 등 특정 유전자 변이가 동반되는 경우엔 합병증 위험이 있다. 원발성 섬모 운동 장애가 생기기 때문이다. 반대로 원발성 섬모 운동 장애 환자의 40~50%가 전신내장역위증이라는 보고도 있다.

원발성 섬모 운동 장애는 정상 섬모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호흡기 섬모는 초당 10~20회 박동하면서 점액, 세균, 분비물을 바깥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원발성 섬모 운동 장애가 있으면 이 기능에 문제가 생겨 박동 진폭이 감소하고 방향성이 소실된다. 점액이 정체되고, 세균이 증식하면서 만성 염증이 발생한다.

원발성 섬모 운동 장애는 완치약이 없다. 평생 관리하면서 살아야 한다. 가래를 스스로 뱉을 수 없기 때문에 인공적인 기도 배액을 하고, 폐 감염이 쉬워 조기에 적극적인 항생제 치료를 해주는 식이다.

생식계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남성의 경우 정자 꼬리가 섬모와 동일한 구조다. DNAH11 변이가 있으면 꼬리 운동 장애가 생기는 무력 정자증이 나타나 불임 가능성이 있다. 여성은 난관 섬모 운동 장애가 생기면서 난자 이동이 지연돼 임신 성공률이 감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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