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두쫀쿠’가 해결사?… 헌혈 감소, 의외의 해결책은?

중국 연구팀 “일시적 답례품보다 공공서비스 혜택이 효과적”

혈액 수급 부족 현상이 가시화되면서, 일부 헌혈의 집에서 최근 SNS 등에서 인기가 많은 두바이 쫀득 쿠키를 답례품으로 증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 혈액 보유량에 경고등이 켜졌다. 헌혈 참여가 줄고 의료 현장의 혈액 사용은 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22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적혈구제제 보유 현황은 2만962유닛이다. 1일 평균 소요량이 5052 유닛임을 감안할 때 5일을 버틸 수 없는 수준이다. 적십자사는 적혈구제제 보유량이 5일분 미만으로 떨어지는 상황을 혈액수급위기단계 중 ‘관심’ 단계로 규정하고 부족 징후를 감시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

적십자사 측은 고등학생과 대학생의 방학과 겹치는 1~2월은 평소보다 단체 헌혈이 줄어드는 시기지만, 올해는 평년보다 이른 독감 유행세까지 겹치며 헌혈 참여자가 더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전공의 파업이 마무리되면서 대형 병원의 수술량이 늘어 혈액 사용량이 많아진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자료=대한적십자사

두쫀쿠와 아이돌 굿즈, 다양한 구원투수 등판

혈액 수급 부족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추세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헌혈 가능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든 나라가 많고,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헌혈 기피 현상이 맞물리면서 적정량의 혈액을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각국이 헌혈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느라 바쁘다. 최근 서울동부혈액원은 혈액 부족 위기 대응 차원에서 ‘두바이 쫀득 쿠키’를 헌혈 답례품으로 지급하는 이벤트를 했다. 이벤트를 시작한 주차에 이 혈액원이 관할하는 8개 헌혈의 집에서 헌혈에 참여한 시민 수는 668명이었는데, 직전 주차(308명)의 두 배가 넘었다. 이 같은 효과에 인천 등 타 지역의 혈액원 역시 비슷한 이벤트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아이돌 굿즈를 활용하기도 한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달 26일까지 빌리프랩 소속 7인조 아이돌 ‘엔하이픈’과 협업 캠페인을 진행한다. 미리 지정된 헌혈의 집이나 헌혈 버스에서 헌혈에 참여하면 미공개 굿즈와 기념품을 증정하는 방식이다. 데뷔 초부터 ‘뱀파이어(흡혈귀)’ 콘셉트를 유지해온 엔하이픈의 세계관이 현실의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대한적십자사는 헌혈 참여시 아이돌 엔하이픈의 미공개 굿즈를 증정하는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사진=엔하이픈 위버스 갈무리

금전적인 답례품보다 더 효과적인 방식?

이와 관련해 중국의 한 연구팀이 흥미로운 정책 제안을 내놨다. 금전적인 보상이나 답례품보다 참여자들에게 명예와 공공서비스 혜택 등으로 동기를 주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협화의학원 연구팀은 20회 넘게 헌혈에 참여한 사람에게 ‘헌혈 명예카드’를 도입하는 제도를 제안했다. 이 명예카드를 발급 받은 사람은 대중교통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고, 공원이나 관광지에 입장할 때 혜택을 받으며, 병원 외래 진료비 일부를 면제 받는 등 다양한 공공서비스 혜택을 받게 된다.

연구팀은 “핵심은 혜택 내용이 현금으로 되팔 수 없고,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으며, 실제 금전 가치로 환산하기 애매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금전적인 이득보다는 명예를 얻으면서 생활이 약간 편해지는 정도의 편리가 사람들의 이타성을 자극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실제로 중국의 일부 도시와 협업해 이 모델을 시범 적용한 결과, 헌혈 참여량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정책 시행 1년 후 헌혈 참여량이 평균 3.55% 늘었고, 4년 후에는 7.7%나 늘었다.

또 헌혈 참여가 급격하게 늘면 안전성이나 참여자 적격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데, 이번 정책에서는 그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필요 이상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답례품은 무분별하게 헌혈 양만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이번에 확인한 ‘명예카드’ 정책은 혈액 안전성에는 영향이 없이 헌혈 횟수를 유의미하게 높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영향력을 인정 받는 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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