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제약·바이오 행사인 ‘2026 JP모건헬스케어 컨퍼런스(JPMHC)’가 막을 내린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기술이전 소식 없이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이 수 조원 규모 딜을 체결한 것과 대비된다. 다만, JPMHC는 단순히 거래를 성사시키는 장소가 아니라, 논의를 심화하고 관계를 구축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향후 실적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JPMHC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SK바이오팜,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43곳이 참여해 신약 후보물질과 기술력을 알렸다.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 9000여명이 참가해 3만2000여건의 미팅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기업들이 수 조원 단위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약진했다. 중국 사이뉴로파마슈티컬스는 스위스 노바티스와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뇌로 전달하는 항체 기술을 최대 17억달러(2조5000억원)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중국 레미젠은 미국 애브비와 이중항체 항암제 후보물질 ‘RC148’을 최대 56억달러(8조2000억원)에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맺었다.
우리 기업들은 포트폴리오 전략과 실적 목표를 내놓으며 이름 알리기에 집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 고부가가치 프로젝트 비중을 늘리고, 생산능력 증강을 예고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11개인 바이오시밀러 제품 포트폴리오를 2038년까지 총 41개로 확대하고, 16개에 이르는 신약파이프라인에 대한 로드맵을 내놨다. 휴젤은 2028년 매출 9000억원을 목표로 하며, 매출의 30%는 미국에서 창출하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기술이전 계약 소식은 나오지 않았고 이러한 평가는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나왔다.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는 “과거에는 빅딜 소식이 많았는데, 올해는 그런 게 없다 보니 그냥 일반 기업 행사 같았다”며 아쉬움을 표했고,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경기 침체의 여파로 거대 제약사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나마 행사 막바지에 알테오젠이 기술이전이 임박했다며 계약 성사 가능성을 타진했다.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는 “약 10개 회사와 논의를 진행중이며 현재 하나의 계약이 매우 임박해 있다”며 피하주사(SC) 제형 전환 기술 ‘ALT-B4’에 대한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에이비엘바이오도 새로운 글로벌 파트너십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계약 체결 소식은 발표하지 않았다.
국내 기업들이 기술이전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JPMHC에서 글로벌 파트너사에게 우리 기술을 설명한 후 만남을 이어가며 상호 신뢰를 쌓아 계약이 성사된다”며 “이날 만나 바로 빅딜이 성사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에이비엘바이오는 JPMHC 이후 GSK와 4조1100억원대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당장의 딜 성사 여부보다는 JPMHC를 통해 글로벌 파트너사는 누구이고, 어떤 점을 원하는지 전략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그는 “냉정하게 보면 기술이전을 하는 기업만 계속 하고 있다”며 “에이비엘바이오나 알테오젠 등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이제는 이전한 아이템들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통과해 제품으로 런칭하는 과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이전에 도전하는 기업들은 자신들의 글로벌 파트너가 누군지, 그리고 이들과 자신의 후보물질 또는 기술을 어떻게 매칭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