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흡연자들, 내 가족에게 가해자 될 수 있다는 것 인정해야”

담배소송 항소심 선고 D-1, 여전히 갈 길 먼 금연정책

12년간 이어진 '담배 소송'의 항소심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소송 결과에 따라 향후 담배 관련 규제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담배 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일명 ‘담배 소송’의 항소심 선고가 15일로 예정됐다.

건보공단은 2014년 담배회사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에 533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흡연은 폐암의 명확한 위험요인이며, 따라서 흡연으로 발생한 의료비와 건강보험 재정 누수에 대한 책임을 담배회사에게 묻겠다는 것이 소송의 주요 내용이다.

2020년 1심에서 재판부는 “개인의 생활습관, 유전적 요인, 주변 환경, 직업적 특성 등 흡연 여부 외에도 다양한 요인에 의해 폐암이 발병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공단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공단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번 소송은 공공기관이 담배 관련 소송에 처음으로 원고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소송이 12년간 이어지고 있는 만큼, 판결 내용이 향후 담배 관련 규제는 물론 공공보건 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지난해 5월 담배 소송 항소심 최종변론을 위해 출석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명예회장(전 국립암센터 원장)은 “이번 소송을 금연 정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명예회장은 “일부 흡연자들은 ‘담배가 불법도 아닌데, 우리를 범죄자 취급한다’고 항변한다. 그런데 이번 소송의 핵심은 담배가 흡연자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으니 이를 바로잡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간접 흡연을 통한 피해는 흡연자 개인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떠안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간접 흡연의 가장 큰 피해자는 흡연자의 가족과 직장 동료, 친구들”이라며 “이들에게 자신이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 가능성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이 금연이라는 인식이 없으면 정책과 규제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에는 간접 흡연 피해를 줄이는 방향의 규제가 논의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실내에 별도의 흡연구역을 두지 않는 ‘완전 실내금연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별도의 금연구역을 지정할 때마다 법을 개정해야 하는 현행법으로는 일상생활에서 위험을 줄이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서 명예회장 역시 이같은 정책 방향에 동의하며 “소송 결과와는 무관하게 금연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시점”이라며 “효과적인 금연 정책이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를 흡연자들부터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담배 소송과 관련해 대법원 판단까지 받을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12일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업무보고회에서 정 이사장은 “(항소심에서는) 최소한 일부 승소라도 해야 한다고 보고, 대법원 판단을 받기 위한 상고 이유서까지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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