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 (금)

“똑똑한 지능 결정, 뇌가 아니었다!”…‘이것’이 인간 지능 설계자?

장내 미생물이 인간의 뇌 진화 이끌고, 현재도 뇌 기능을 좌우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

인간의 지능과 뇌 발달을 좌우해온 핵심 요인이 장(腸) 속 미생물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편집

인간의 지능과 뇌 발달을 좌우해온 핵심 요인이 장(腸) 속 미생물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장내 미생물이 뇌의 발달과 기능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키며, 인간의 뇌 진화 과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미국 노던웨스턴대 생물인류학 케이 티아마토 교수팀은 서로 다른 영장류의 장내 미생물을 생쥐에 이식한 결과, 생쥐의 뇌 기능이 미생물을 제공한 영장류 종의 특성과 유사하게 변화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이 종 간 뇌 기능 차이를 형성하는 데 직접 관여할 수 있음을 실험으로 입증한 첫 사례라고 과학매체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보도했다.

인간은 체중 대비 뇌 크기가 가장 큰 영장류로,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뇌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고에너지 뇌가 진화 과정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될 수 있었는지는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에너지 문제의 해답이 장내 미생물에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연구를 진행했다.

앞선 연구에서 아마토 연구팀은 큰 뇌를 가진 영장류의 장내 미생물을 생쥐에 이식했을 때 더 많은 대사 에너지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뇌는 발달과 기능 유지에 막대한 에너지를 요구하기 때문에, 이러한 대사 효율 증가는 진화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장내 미생물이 실제로 뇌 기능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무균 상태로 사육된 생쥐에 인간과 다람쥐원숭이처럼 상대적으로 큰 뇌를 가진 영장류의 장내 미생물과, 마카크원숭이처럼 작은 뇌를 가진 영장류의 장내 미생물을 각각 이식했다.

8주 후 분석 결과, 이식된 미생물의 출처에 따라 생쥐의 뇌 활동 양상이 뚜렷하게 달라졌다. 큰 뇌 영장류의 미생물을 이식받은 생쥐에서는 에너지 생산과 시냅스 가소성(신경 회로가 학습과 경험에 따라 변화하는 능력)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활성이 증가했다. 반면 작은 뇌 영장류의 미생물을 이식받은 생쥐에서는 이러한 유전자 경로의 활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진은 생쥐의 뇌 유전자 발현 패턴을 실제 인간 및 마카크원숭이의 뇌 데이터와 비교했으며, 놀랍게도 상당수 패턴이 일치했다. 아마토 교수는 “미생물만 바꿨을 뿐인데, 생쥐의 뇌가 실제 해당 영장류의 뇌와 유사한 유전자 발현 양상을 보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작은 뇌 영장류의 미생물을 이식받은 생쥐에서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조현병, 양극성 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연관된 유전자 발현 패턴이 관찰됐다. 기존 연구에서도 이러한 신경발달 질환과 장내 미생물 구성 간의 연관성은 보고돼 왔지만, 미생물이 뇌 기능 형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실험적 증거는 제한적이었다.

아마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이 뇌 발달 과정에서 기능을 형성하며, 이러한 신경발달 질환에 인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인간의 뇌가 성장 초기 적절하지 않은 미생물 환경에 노출될 경우, 뇌 발달이 달라지고 그 결과 이러한 질환의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특정 정신질환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인간의 뇌 발달을 진화적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종 간 비교를 통해 장내 미생물과 뇌 상호작용의 규칙을 규명할 수 있다면, 개인의 뇌 발달 과정에 대한 이해도 한층 확장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Primate gut microbiota induce evolutionarily salient changes in mouse neurodevelopment'라는 제목으로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1월 5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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