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다리 힘 풀리더니 마비”…35세女 갑자기 하반신 못 써, 2년 반 만에 ‘이 병’?

직장에서 갑자기 다리 풀린 뒤 하반신 감각 상실, CIDP 진단까지 2년 반이 걸린 35세 여성의 사연

건강했고 신체 활동에도 문제가 없던 한 여성이 어느 날 갑작스럽게 다리가 풀리더니 하반신 감각을 잃고 2년 반 만에 희귀 신경 질환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틱톡

건강했고 신체 활동에도 문제가 없던 한 30대 여성이 어느 날 다리가 풀리더니 하반신 감각을 잃고 2년 반 만에 희귀 신경 질환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버킹엄셔 밀턴케인스에 거주하는 빅토리아 존스턴(35)은 2022년 봄, 직장에서 일을 하다 문을 나서는 순간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며 쓰러졌다. 당시 그는 하반신을 전혀 움직일 수 없었고, 일시적인 마비 상태가 약 30분간 지속됐다. 이후 오른쪽 다리의 감각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사고 직후 시행된 MRI 검사에서 의료진은 척수의 끝부분(말총, cauda equina)에 있는 신경 다발이 강하게 압박되면서 발생하는 말총증후군을 의심했으나, 추가 검사 결과 해당 질환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 디스크 탈출 2곳과 척추관 협착증이 발견됐다. 이후 추가 MRI 검사와 신경전도검사가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신경병증(CIDP)'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질환의 특성과 진행 양상을 명확히 규명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고, 수년에 걸친 검사와 경과 관찰 끝에 2024년 11월 최종적으로 CIDP 진단이 확정됐다. 증상이 나타난 후로부터 거의 2년 반이 넘어서다.

질병이 진행되면서 존스턴의 일상은 급격히 변화했다. 파트너와 함께 운영하던 청소 사업은 중단됐고, 파트너는 전업 보호자가 됐다. 신체 기능은 빠르게 저하돼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조차 어려워졌으며, 점차 일상생활 전반에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해졌다. 두 자녀는 지난 1년간 홈스쿨링을 해왔다.

최종 진단 이후 면역치료를 준비하던 중 그는 2025년 6월 질환이 재발하면서 상태가 크게 악화됐다. 현재 오른쪽 다리는 약 75%, 왼쪽 다리는 약 50% 정도 마비된 상태다. 재발 후 병원을 찾았지만 질환의 희귀성 때문에 의료진이 상태를 즉각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현재 의료진은 면역치료를 준비 중이며 초기 집중 치료 이후 장기 유지 치료가 계획돼 있다. 다만 CIDP 중에서도 더 희귀한 아형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치료 방식이 조정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그는 현재 틱톡에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CIDP 인식 제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점점 힘 빠지는 팔다리…말초신경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 CIDP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신경병증(Chronic Inflammatory Demyelinating Polyneuropathy, CIDP)은 말초신경계에 발생하는 희귀한 자가면역성 신경질환이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말초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수초(myelin)를 외부 침입자로 오인해 공격하면서 신경 손상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신경 신호 전달이 느려지거나 차단된다. 수초는 신경 자극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구조가 손상되면 근력 저하와 감각 이상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점진적으로 나타난다.

CIDP는 급성으로 진행되는 길랭–바레 증후군과 달리, 증상이 8주 이상 서서히 진행하거나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만성 경과를 보인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양측 팔다리의 대칭적인 근력 약화, 손발 저림이나 감각 둔화, 심부건 반사의 감소 또는 소실, 보행 장애 등이 있다. 증상은 하반신에서 시작해 상지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비전형적인 형태로 나타나 진단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질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면역 이상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이나 다른 면역 자극이 발병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돼 있으나 모든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유발 요인은 없다. 이 때문에 CIDP는 임상 양상과 검사 결과를 종합해 진단하는 질환으로 분류된다.

진단 과정에서는 병력 청취와 신경학적 진찰이 기본이 되며 신경전도검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신경전도검사에서는 말초신경의 전도 속도가 느려지거나 전도 차단이 나타나는 등 탈수초성 신경병증에 부합하는 소견이 관찰된다. 필요에 따라 뇌척수액 검사, 혈액검사, 영상검사 등이 보조적으로 시행되기도 한다. 다만 증상이 비특이적이거나 다른 신경질환과 유사한 경우가 많아, 진단이 지연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CIDP는 매우 드문 질환으로 분류된다. 국제적으로 보고된 연간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약 0.2~1.6명 수준이며, 유병률은 연구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10만 명당 1~10명 내외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도 희귀질환에 해당하며, 건강보험 자료를 기반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에서의 연령 보정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약 1.2명으로 보고됐다.

CIDP는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중장년층에서 더 많이 진단된다. 일부 연구에서는 남성에서 발병 빈도가 더 높게 나타났으나, 성별 차이에 대해서는 연구마다 결과가 다르다. 질환의 경과 역시 환자마다 차이가 커, 서서히 악화되는 경우도 있고 재발과 호전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는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맥 내 면역글로불린 투여, 스테로이드 치료, 혈장교환술 등이 표준 치료로 사용되며, 환자의 반응과 질환 양상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진다. 치료에 잘 반응하는 경우 신경 기능의 일부 회복이 가능하지만, 치료가 지연되거나 반응이 부족할 경우 신경 손상이 누적돼 영구적인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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