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감에 걸린 줄로만 알았던 증상이 결국 공격적 뇌종양으로 진단 받은 한 20대 남성이 1년 시한부 선고에도 2년 더 살다가 최근 호스피스에서 사망한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 등의 보도에 따르면 키어런 싱글러(26)는 2022년 가을, 두통과 콧물, 인후통 증상을 흔한 독감이나 코로나19 정도로 여겼다.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고, 초기에는 특별한 신경학적 증상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통이 지속되고, 평소 왕성하던 식욕이 완전히 사라졌다.
여자친구의 권유로 병원을 찾은 그는 처음에는 뇌수막염 가능성이 의심됐다. 하지만 정밀 검사를 위해 시행한 CT 촬영에서 의료진은 뇌 안에 비정상적인 종괴를 발견했다. 이후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키어런은 생검을 포함한 여러 차례의 검사와 시술 끝에 3등급 성상세포종(grade III astrocytoma) 진단을 받았다.
키어런은 진단 이후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받았고, 한때 영상 검사에서 종양 크기가 줄어드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몇 달 뒤 시행한 추적 검사에서 종양이 다시 성장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추가 치료가 논의됐지만 병은 점차 진행됐고 그는 결국 최근 12월 워링턴의 한 호스피스에서 생을 마감했다.
발병 전까지 수영과 사이클 등 트라이애슬론 훈련을 지속할 만큼 그의 체력은 강했다. 하지만 두통이 운동을 방해하기 시작했고 음식에 대한 관심과 양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점이 가장 두드러진 변화였다.
키어런은 2022년 12월 의료진으로부터 1년 시한부라 들었지만 이를 넘겨 올해 12월까지 투병을 이어왔다. 여자친구와 함께 ‘키어런스 크루(Kieran’s Krew)’라는 모금 활동을 시작해 뇌종양 연구와 환자 지원을 위한 자선단체에 2만7,000파운드 이상(약 460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젊고 건강해도 예외 없다… 3등급 성상세포종 치료 까다로워
뇌종양 자선단체(The Brain Tumour Charity)에 따르면, 두통은 뇌종양 환자에게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로, 환자의 약 60%가 질병 경과 중 어느 시점에서 두통을 경험한다. 뇌 자체에는 통증 수용체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두통은 종양 그 자체보다는 종양으로 인해 상승한 두개내압이 혈관과 신경을 압박하면서 발생한다. 설명하기 어려운 지속적 두통, 점점 악화되는 양상, 식욕 감소나 성격 변화,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될 경우 정밀 검사가 필요한 이유다.
3등급 성상세포종은 뇌의 신경교세포인 성상세포에서 발생하는 고등급 악성 신경교종이다. 저등급 성상세포종에 비해 세포 증식이 빠르고 주변 뇌조직으로 침윤하는 성향이 강해 치료와 예후가 까다로운 종양으로 분류된다.
주요 증상으로는 지속적인 두통, 발작, 인지 기능 저하, 성격 변화 등이 있다. 두통은 종양 자체의 통증이 아니라 종양 성장으로 인한 두개내압 상승과 혈관·신경 압박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는 감기나 독감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진단은 MRI와 CT 등 영상검사 후 조직검사로 확정되며 최근에는 IDH 유전자 변이 여부 등 분자병리학적 특성이 예후 평가에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된다. 치료는 최대 안전 절제술 후 방사선 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재발 위험이 높고, 일부 환자에서는 시간이 지나며 4등급 교모세포종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3등급 성상세포종의 5년 상대생존율은 해외 통계 기준 약 20% 내외로 보고된다.
발병률은 매우 낮다. 미국에서는 연간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약 0.4건 수준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도 단일 질환 통계는 제한적이나, 악성 신경교종 전체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약 7명 내외로 보고돼 있으며, 이 가운데 3등급 성상세포종은 희귀 암에 속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