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3일 (월)

美생물보안법 연내 처리…한국 기업 수혜 얼마나?

정부계약만 해당… 단기 영향은 크지 않을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생물보안법이 의회 통과를 목전에 두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해당 법이 관급 계약을 규정해 민간 계약에 대한 영향은 간접적이고, 일부 계약 사항은 유예 조건을 두고 있어 단기적인 파급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미 하원을 통과한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은 국가수권법(NDAA)에 조항의 형태로 포함됐다. 국가수권법에는 미국이 매년 처리하는 국가 안보와 관련한 예산과 안보정책 등이 담긴다. 생물보안법은 하원에서 단독 법안으로 처리됐지만, 안보 이슈에 해당하는 만큼 NDAA에 포함해 처리될 방침이다. 상원의 찬반 투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남은 상태다.

생물보안법은 미국 정부가 우려하는 바이오 기업의 장비나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연방 정부와 계약 체결을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우려 대상 바이오 기업(Biotechnology Company of Concern)'에 대해서는 대출이나 보조금 등 자금 지원을 할 수 없고, 보조금이나 대출을 받은 사람도 그 돈으로 우려 대상 기업의 제품·서비스를 구매할 수 없다. 법안에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주로 중국계 바이오 기업을 겨냥하고 있다. 즉 정부 자금이 중국 기업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생물보안법이 처리되면 미국의 중국 기업 배제에 따라 한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당장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롯데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에스티팜 등이 수혜 기업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그럴까? 생물보안법은 법 시행 후 새로 체결되거나 갱신·연장되는 계약은 우려 대상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계약은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법 적용을 유예받는다. 더구나 법은 미 정부와의 계약을 금지하는 것이어서 민간계약에는 영향이 크지 않다. 연방정부와 간접적으로 연계된 민간계약도 법 적용을 5년간 유예받는다. 가령, 연방정부에 납품 계약을 했는데 우려 기업이 생산을 담당하는 경우 등이다.

이 때문에 법이 시행되더라도 민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로펌 호간 로벨스(Hogan Lovells)는 생물보안법의 직접적인 영향은 연방정부와의 계약과 보조금·대출이기 때문에 민간 계약에는 직접 영향이 없거나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법 시행 후 체결·갱신되는 것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당장에 급격한 변화를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윤희정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바이오혁신전략팀장은 “지난해 생물보안법 입법 논의가 본격화한 이후에도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국 내 생산시설을 유지하거나 신규 계약을 추진한 사례들이 있었다”며 “단기적인 급격한 변화보다는 중장기적인 신규 계약·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점진적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 기업 L.E.K가 바이오 업계 관계자 73명을 설문한 바에 따르면, 생물보안법이 시행될 경우 중국 파트너를 제외하겠다는 응답이 26%, 신규 프로젝트에는 비(非)중국 파트너와만 함께하겠다는 응답이 26% 등으로 나타났다. 중복응답을 허용한 해당 설문에서 나머지는 법안이 사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11%), 법안에 명시되지 않은 중국 기업과 사업을 하겠다(19%)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26%는 업계 움직임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비록 설문 대상이 많지 않지만, 법안이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법안은 민간 계약에 영향이 없다”며 “다만, 미국 민간기업이 우려 대상 기업에서 장비나 제품을 공급받아 정부 입찰이나 조달하려는 경우 금지될 수 있고, 미국 제약회사가 우려 대상 기업과 계약 후 의약품을 생산해 공보험에 진입하는데도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미국 기업이나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해외 기업들도 우려 대상 기업을 회피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은 “우려 기업과 신규 계약을 맺지 않을 것이고, 기존 계약이 있다면 계약서를 변경해 계약기간이나 생산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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