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어날 때 부터 자궁이 없던 한 여성이 다행히 난소 기능이 살아 있어 대리모를 통해 아들을 직접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태어난 아들은 올해 첫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예정이다.
영국 매체 미러 등에 따르면 로라 폴란(32)은 선천적으로 자궁이 형성되지 않는 희귀 질환 MRKH 증후군(Mayer-Rokitansky-Küster-Hauser syndrome)을 앓고 태어나 16세 때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자궁이 없을 뿐 아니라 난소가 연결 구조 없이 복강 내에 위치해 있어 난자 채취조차 어렵다는 설명을 들으며, 평생 엄마가 되기 어렵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후 연인 다니엘 클라크와 가정을 꾸리며 두 사람은 대리모 출산을 포함한 여러 가능성을 모색했다. 초기 난임 상담에서는 로라의 난자를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답을 반복해서 들었지만, 마지막으로 찾은 난임 전문 센터에서 의료진이 고위험 시도를 결정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로라는 2주간 난소 자극 치료를 받은 끝에 난자 8개를 채취하는 데 성공했고, 이 가운데 여러 배아가 생성됐다.
두 사람은 대리모 지원 단체를 통해 만난 여성의 도움으로 배아 이식을 진행했고, 임신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로라는 직접 임신하지는 않았지만 정기 검진과 초음파 검사에 함께 참여하며 임신 과정을 공유했다.
올해 4월 유도 분만이 진행되던 중, 의료진은 대리모의 동의를 얻어 로라에게 출산 과정에 직접 참여할 기회를 제안했다. 그 결과 로라는 조산사의 안내에 따라 자신의 아들을 직접 받아 안으며 출산의 순간을 경험했다. 출생 직후 아기는 탯줄이 목에 감긴 상태로 일시적인 처치가 필요했으나 곧 상태가 안정됐다.
출산 전부터 호르몬 치료와 유축을 병행해 왔던 로라는 출생 후 약 6주간 모유 수유도 할 수 있었다. 그는 직접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한계를 넘어, 출산과 양육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느꼈다고 밝혔다.
자궁 없이 태어나는 희귀 질환 MRKH 증후군, 임신은 불가능하지만 생식 기능은 유지
위 사연에서 로라가 앓은 MRKH 증후군은 태아 발생 과정에서 자궁과 질 상부를 형성하는 뮐러관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않아 나타나는 선천성 질환이다. 유전적으로는 46,XX의 정상 여성 염색체를 가지며, 외부 생식기와 2차 성징은 정상적으로 발달한다. 대부분 사춘기 이후 초경이 시작되지 않는 무월경을 계기로 진단된다.
발생 빈도는 여성 약 4000~5000명 중 1명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이 없거나 흔적만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난소 기능은 대부분 유지돼 여성호르몬 분비와 배란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호르몬 상태나 여성 건강은 일반 여성과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일부 환자에서는 신장 기형, 척추 이상, 감각신경성 난청 등 다른 선천적 기형이 동반되며, 이 경우 MRKH 제2형 또는 MURCS 연관 증후군으로 분류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태아 초기 발달 과정의 이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궁이 없어 자연 임신은 불가능하지만, 난소 기능이 유지되는 경우 체외수정을 통해 난자 채취가 가능하며 대리모 임신으로 유전적 자녀를 가질 수 있다. 치료는 완치보다는 삶의 질 개선에 초점을 두며, 질 확장 치료나 재건 수술, 동반 기형 관리와 함께 심리적 지원이 중요하다.
국내에선 현행 법체계상 대리모 출산 사실상 불가능
대리모 출산은 국가별로 법적 허용 범위가 크게 다르다. 미국은 주(州)별 제도를 운영하며,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는 상업적 대리모가 합법이고 계약과 부모권 인정 절차가 제도화돼 있다. 다만 비용이 매우 높은 편이다.
캐나다와 영국, 호주는 비상업적 대리모만 허용한다. 의료비 등 실비 보전은 가능하지만 금전적 보수는 금지되며, 출산 후 법적 부모권 이전 절차를 별도로 거쳐야 한다.
조지아와 우크라이나(전쟁 이전)는 상업적 대리모를 합법적으로 허용해 왔으며, 출생과 동시에 유전적 부모를 법적 부모로 인정하는 제도를 갖추고 있다. 비교적 비용이 낮아 해외 난임 부부의 선택지로 활용돼 왔다.
국내에서 대리모 출산은 생식의학 기술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으로는 여전히 허용되지 않은 영역에 머물러 있다. 국내에는 대리모를 명시적으로 인정하거나 관리하는 법률이 없으며, 현행 법체계상 대리모 출산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극도로 제한된 상태다.
의학적으로 대리모는 체외수정(IVF)으로 생성한 배아를 제3자의 자궁에 이식해 임신과 출산을 맡기는 방식으로, 자궁이 없거나 임신 유지가 불가능한 여성에게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의학적 필요가 있더라도 국내에선 대리모 출산이 합법적인 치료 옵션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은 배아 생성과 이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금전적 대가가 수반된 대리모 행위는 명확히 금지돼 있다. 비상업적 대리모 역시 허용 규정이 없어 국내 의료기관은 관련 시술이나 임신 관리에 관여하지 않는다.
출산주의 원칙 따르는 우리나라…친권 법적 혼란 생길 수도
법적 문제는 출산 이후에도 이어진다. 대한민국 민법은 출산한 여성을 법적 어머니로 인정하는 출산주의 원칙을 따르고 있어, 대리모가 아이를 낳을 경우 유전적 어머니가 따로 있더라도 법적 모친은 출산한 여성이 된다. 이로 인해 친권과 출생신고 과정에서 법적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제도적 한계 속에서 일부 난임 부부는 미국이나 캐나다, 조지아 등 대리모가 합법화된 국가로 이동해 출산을 선택해 왔다. 다만 이 경우에도 아이의 국적 취득과 국내 가족관계 등록, 친자 인정 절차가 복잡하다는 문제가 따른다.
의학계는 대리모 임신이 다태임신이나 임신중독증 등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리모가 합법인 국가에서도 엄격한 의학·정신건강 평가와 사후 관리가 필수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국내 전문가들은 대리모를 단순한 생식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보호와 아동의 법적 지위, 생명윤리가 얽힌 사안으로 보고 있으며,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는 제도화가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