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활발하던 두 살배기 아이가 감기 증상을 보이다 숨이 거칠어지더니 의식까지 잃은 사연이 전해졌다. 누군가 뽀뽀했다 아이에게 옮은 바이러스가 그 원인으로 추정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해당 바이러스 유행으로 영유아 접촉 시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의 30세 데스티니 스미스는 처음에 아기의 증상을 단순 감기라고 생각했지만, 곧 숨이 가빠지고 호흡이 거칠어지는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아이를 급히 병원으로 데려갔다. 의료진은 아이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에 감염됐다고 진단했고, 상태는 몇 시간 만에 급격히 악화돼 소아중환자실 항공이송까지 필요했다.
의료진은 두 시간마다 호흡 치료를 시행했지만 산소포화도는 계속 떨어졌다. RSV는 영유아와 고령층에서 기관지염, 폐렴, 급성 호흡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는 대표적 고위험 바이러스다. 아이는 의식을 잃고 생사를 오가며 소아중환자실에서 5일간 집중 치료를 받은 뒤 서서히 회복했고, 퇴원 후 3주간 흡입제를 사용하며 경과 관찰을 이어갔다.
데스티니는 감염 경로에 대해 “연휴 동안 여러 친척들이 아이를 안고 뽀뽀했고, 손 씻기 등 위생이 완벽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RSV가 신생아뿐 아니라 2,3 살 유아도 중환자실로 갈 수 있을 만큼 위험하다는 사실을 이번 일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겨울철 영유아 호흡기 위협, RSV 감염 예방하려면
RSV는 전 세계 영유아 호흡기 감염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특히 생후 6개월~2세 사이 아이들에게서 중증 호흡부전을 유발하는 대표적 바이러스다. 바이러스가 기도 상피세포에 침투하면 염증이 빠르게 진행되고 점액 분비가 증가해 세기관지가 막히는데, 기도의 지름이 좁은 영유아일수록 작은 부종에도 산소 교환이 급격히 저하되는 특성이 있다.
RSV는 성인에게는 감기와 유사한 가벼운 상기도 감염으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고령층·만성질환자에게는 폐렴, 세기관지염, 저산소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매년 겨울철 주요 입원 원인으로 꼽힌다.
RSV는 비말과 직접 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장난감·문손잡이 등의 표면에서도 수 시간 생존해 간접 접촉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잠복기는 보통 4~6일이며, 초기에는 콧물·기침·미열 등 감기와 거의 구별되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호흡수 증가, 콧망울 벌렁임, 가슴이 들쑥날쑥하며 함몰되는 호흡보조근 사용, 입술이 파래지는 청색증 등이 보이면 병원에 바로 가야 한다. 만 2세 이하, 조산아, 선천성 심장병, 폐·면역계 질환을 가진 아이들은 RSV로 인한 중증 위험이 현저히 높다.
현재 RSV에 대한 완전한 치료제는 없고, 감염 후 치료는 대부분 호흡 보조, 수액 공급, 산소 투여 등 지지요법이 중심이다.
RSV에 대한 항체를 체내에서 만들어줄 수 있는 백신도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RSV 항체를 체내에 주입하는 치료가 이루어진다.
전문가들은 RSV의 가장 중요한 예방법으로 손 씻기, 콧물·기침 환자와의 밀접 접촉 피하기, 혼잡한 실내 공간에서 영유아 보호, 장난감과 표면 소독을 손꼽느다. 더욱이 아프거나 의심되는 사람이 영유아에게 뽀뽀, 얼굴 접촉, 지나친 접촉 등을 하지 않아야 한다.
RSV는 겉으로는 단순 감기처럼 시작되지만, 어린아이의 기도에서는 몇 시간 만에도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바로 이 예측 불가능한 악화 속도 때문에, 부모가 평소와 다른 호흡 패턴을 느낀다면 경고 신호라 할 수 있다.
RSV는 매년 늦가을부터 겨울철에 절정을 이루며, 국내에서도 꾸준히 유행이 반복되고 있다. 감기 증상이라고 가볍게 넘기기보다는, 호흡 변화나 수유 저하, 기면 증세, 청색증 등의 징후가 보일 때 즉시 진료를 받아야 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영유아의 호흡기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가장 현실적 방법은 위생 관리와 조기 발견이라는 단순하지만 가장 확실한 원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