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친구를 만날 때마다 찝찝했는데, 결국 손절했어요.”
사소한 ‘말 한마디’가 친구와의 우정을 가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때가 많다. 직장인 지혜민(30대·가명)씨도 친했던 친구의 애매한 충고로 사이가 멀어졌다고 고백했다.
20대 초반에 프리랜서 방송작가 일을 시작한 지씨. 갑자기 방송 촬영이 잡히는 경우가 많아 피곤에 시달렸지만 학창 시절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기에 적성에 잘 맞았다. 하지만 유독 친구 A씨는 지씨가 하는 일을 깎아내렸다.
A씨는 지씨에게 “빨리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된 직업을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지씨는 다소 기분이 상했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A씨가 자신의 미래를 걱정해준다고 생각하고 넘겼다. 하지만 이후로도 A씨의 애매한 충고는 계속됐다.
친구를 만나고 나면 묘한 찝찝함…축하할 때도 애매?
20대 중반이 된 지씨는 작가 일을 하며 다른 자격증도 준비했다. 여전히 작가 일은 재미있었지만 ‘프리랜서’라는 근무 형태가 주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반대로 작가는 다른 일과 비교해 시간을 좀 더 유연하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덕분에 그는 틈틈이 공부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격증 얘기가 나왔다.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A씨는 “너도 이제야 직업다운 직업을 갖는구나”라고 했다.
지씨는 당장 직업을 바꿀 생각이 없었기에, 작가 일을 폄훼하는 A씨의 말에 기분이 상했다. 지씨는 “그 친구를 만나고 나면 항상 기분이 묘하게 찝찝했다”며 “그 사건을 계기로 연락이 뜸해지면서 지금은 관계가 단절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기분 나쁜 애매한 칭찬, 수동 공격일까
30대가 된 지씨는 이제 어느덧 안정적인 작가로 자리 잡았다. 그는 “요즘 이슈되고 있는 ‘수동 공격’을 접하고 그 친구가 떠올랐다”며 “사실은 나를 걱정해주는 척 공격한 것일까, 친구였지만 속으로는 나를 싫어하고 있었던 건가 싶다”고 했다.
수동 공격성(Passive-Aggression)은 마음 속에 있는 불만이나 화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칭찬인지 비꼬는 건지 애매하게 말하거나 스스로를 비하하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그래, 너는 대단하니까. 나는 못나서”라고 말하는 식이다. 불만이 있는 듯한 행동을 하지만 ‘아니다’라고 하는 것도 해당한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공격한다는 것이다. 감정 표현을 두려워하고 ‘나쁜 사람’이라는 평가에 예민한 사람일 수 있다. 송민규 성모공감정신건강의학과의원 대표원장은 “‘수동 공격성’은 다른 사람은 잘 알아듣지 못하고 칭찬하는 것 같지만 속으로 공격성이 내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A씨가 평소 지씨에게 불만이 있었고, 이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면 수동 공격에 해당한다. 다만 A씨의 경우는 ‘공격’이 아니라 진심으로 자신이 친구를 걱정하고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도 크다. ‘너도 이제야 직업다운 직업을 갖는구나’라는 말은 작가라는 직업을 비하하고, 친구에 대한 존중이 없는 발언이다. 이럴 때는 수동 공격 여부를 떠나 ‘기분이 나쁘다’라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동 공격, 영상으로 더 만나 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