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출산 후 산후우울증을 겪는 경우, 자녀의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부모 모두 산후우울증 진단을 받은 경우 위험이 가장 높게 나타나, 산후 정신건강 관리가 영유아 발달 측면에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산후우울증, 부모 개인의 문제 아닌 유아 발달 환경 요인
산후우울증은 출산 이후 발생하는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으로, 출산 여성의 5~20%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부모의 우울증 등 정신질환 병력이 자녀의 신경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보고됐으나, 대부분 연구가 출산 전 또는 과거 우울증 병력 중심으로 이루어져 출산 직후 발생하는 산후우울증의 영향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부모 모두 산후우울증일 때 위험 가장 높아
이번 연구는 미국 마운트시나이 아이칸 의대와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수행했으며, 스웨덴의 국가 의료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1997~2021년 사이 출생한 총 178만 1349명의 아동을 2022년 말까지 추적해 분석했다.
그 결과, 어머니만 산후우울증 진단을 받은 경우 자녀의 ASD 진단 비율은 4.6%로, 아버지만 산후우을증인 경우는 5.3%로 나타났다. 부모 모두 산후우울증을 겪은 경우 8.8%로 가장 높았다. 이를 산후우울증이 없는 부모의 자녀와 비교했을 때 위험도는 어머니, 아버지, 부모 모두 산후우울증이 있는 경우 각각 2.59배, 2.56배, 5.5배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기존 정신질환 보정해도 위험 유지…독립 위험 요인 가능성
연구진은 부모의 기존 우울증 병력, 연령, 교육 수준, 소득, 조산 여부 등을 보정한 후 추가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자녀의 ASD 위험은 어머니, 아버지, 부모 모두 산후우울증 진단을 받았을 때 각각 1.7배, 1.5배, 2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연관성 정도가 일정 부분 감소했으나 여전히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이었다.
항우울제 복용 여부, 임신 전 다른 정신질환 병력을 반영해도 추가적인 위험도 감소는 나타나지 않아, 출산 전후 정신건강 자체가 독립적인 위험 요인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전적, 환경적 요인 함께 작용할 수 있어
기존 연구에서는 ASD의 주요 발병 요인으로 유전적 영향이 강조돼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부모 모두 산후우울증을 겪을 경우 위험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국가 환자등록 정보를 기반으로 한 진단 사례만 포함해, 의료기관 진료를 받지 않은 사례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1987년 이전 ASD 진단을 받은 부모에 대한 기록이 없어 잠재적인 유전적 영향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연구진은 향후 유전적 특성과 산후 정신건강 사이의 상호작용 분석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후우울증은 개인의 감정 문제로 치부되기 쉽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 사이의 상호작용, 정서, 언어 자극 환경 등 아이의 발달 요소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조기 발견 및 개입이 중요하다.
이 연구 결과는 정신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최신연구(Frontiers in Psychiatry)》에 ‘The association between parental postpartum depression and offspring autism spectrum disorder’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산후우울증이 있다고 해서 자녀가 반드시 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갖게 되나요?
A. 아닙니다. 이번 연구는 통계적 연관성을 보여준 것으로,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닙니다. 산후우울증이 ASD 발생을 결정하는 절대 요인은 아니며, 유전적·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작용할 수 있습니다.
Q2. 유독 부모 ‘둘 다’ 산후우울증일 때 위험이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명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유전적 소인 + 정서·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부모 모두가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경우 양육 환경의 정서적 안정성·상호작용·자극 제공 등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Q3. 산후우울증이 의심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산후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수면장애, 불안, 무기력, 죄책감, 흥미 상실, 육아 회피 등이 나타난다면 조기 상담이 권장됩니다. 산후우울증은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며, 조기 개입 시 회복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산후우울증은 부모 개인의 문제가 아닌 치료 가능한 의료적 상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