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입에 거품 물었는데”…구급대원이 술 주정 취급하다 22세男 전신마비, 무슨 일?

곧 아빠 될 22세, 뇌졸중 골든타임 놓쳐 …중증 기저동맥 뇌졸중으로 의식·운동 기능 모두 소실

곧 아빠가 될 예정이었던 22세 청년이 중증 뇌졸중을 겪었음에도 초기 증상을 음주 후 이상행동으로 오인해 병원 이송이 지연된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고펀드미

곧 아빠가 될 예정인 22세 남성이 중증 뇌졸중을 겪었음에도 초기 증상을 술 주정과 같은 음주 후 이상행동으로 오인해 병원 이송이 지연된 사건이 발생했다. 뇌졸중 골든타임을 놓친 그는 현재 전신마비 상태다.

영국 일간 더선 보도에 따르면 켄트주 세븐오크스에 사는 이언 치페리는 아빠가 되기 불과 몇 주 전에 갑작스러운 발병을 겪었다. 그는 현재 런던 롬퍼드 퀸즈 병원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으며, 팔·다리를 움직이거나 말을 하지 못한 채 눈 깜빡임만으로 의사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사건은 9월 23일 저녁 발생했다. 임신 8개월인 파트너 도이나와 함께 침대에 있던 이언은 갑자기 다리 감각이 사라지고 말이 흐려지는 신경학적 이상을 보였다. 놀란 도이나가 구급대에 신고했고, 앰뷸런스가 도착했지만 구급대원들은 증상을 술 취한 행동으로 추정하며 병원 이송이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 도이나가 “전혀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언은 집에 남겨졌다.

몇 시간 후 증상은 급격히 악화했다. 이언은 손과 다리를 전혀 움직일 수 없었고, 입가에 거품을 물고 반응이 없는 상태였다. 이번에는 긴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료진 역시 한동안 그를 음주로 인한 환자로 취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침에 응급실에 도착했음에도 뇌 영상 검사는 이날 오후 7시가 돼서야 시행됐다.

결과는 기저동맥 뇌졸중이었다. 뇌간을 공급하는 주요 혈관이 막히는 형태로, 생명 위협이 크고 후유장애 위험이 높은 뇌졸중 유형이다. 이언은 즉시 혈전 제거술을 받았지만 이미 광범위한 손상이 발생한 상태였다.

도이나는 “의료 과실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의료진으로부터 구급대원 판단이 잘못됐고, 더 일찍 시술받았다면 걸어서 집에 돌아갈 상태였을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런던 구급대 서비스 최고 의료책임자는 “사례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가족과 직접 접촉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고, 병원 측은 “도착 30분 내 초기 CT 촬영이 시행됐으며 추가 검사 후 같은 날 혈전 제거술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언은 의식은 있으나 전신 마비 상태에 가깝고, 임신 8개월의 도이나는 아이의 출산과 육아를 사실상 혼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언의 가족은 그가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곧 태어날 아이를 안아볼 가능성을 되찾기 위해 고펀드미를 통해 기금을 모으고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기저동맥 뇌졸중’…초기 오인 시 치명적 결과 부르는 응급 질환
기저동맥 뇌졸중은 뇌간과 소뇌 등 생명유지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 부위에 혈류를 공급하는 기저동맥이 갑자기 막히면서 발생하는 치명적 허혈성 뇌졸중이다. 일반적인 뇌경색보다 예후가 훨씬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치료 시기가 조금만 늦어져도 사망이나 중증 후유장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국제 학술지 ⟪Stroke⟫, ⟪Neurology⟫ 등에 따르면 치료하지 않을 경우 사망률이 80~90%에 달할 만큼 위험도가 높다.

증상은 갑작스러운 어지럼, 말이 어눌해지는 구음장애, 양측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사지마비, 시야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의식 저하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뇌간이 손상되면 호흡과 심장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응급 대응이 지체될 경우 생명 유지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초기 증상만 보면 단순 어지럼이나 음주 상태로 오해하기 쉬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영상검사에서도 초기 단순 CT에서는 뚜렷한 이상이 보이지 않을 수 있어 의심이 조금이라도 있을 경우 신속한 CT혈관조영(CTA)이나 MRI를 시행해야 한다. 확진 후에는 즉시 정맥 내 혈전용해제 투여 또는 기계적 혈전 제거술이 필요하며, 발병 후 시간이 지날수록 치료 효과는 급격히 떨어진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환자가 의식은 있으나 전신을 움직일 수 없는 ‘잠김 증후군(locked-in syndrome)’과 같은 중증 장애가 남을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저동맥 뇌졸중은 신경과·응급의학과에서 최우선으로 분류되는 응급질환이다. 국가 지정 뇌졸중 센터의 체계가 갖춰지면서 혈전 제거술 접근성이 높아졌지만, 초기 오인과 이송 지연이 여전히 예후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전문가들은 “기저동맥 뇌졸중은 환자가 말을 조금 더듬거나 어지러워하는 정도로 시작돼도 절대 가볍게 볼 수 없는 질환”이라며 “조금이라도 뇌간 증상이 의심되면 신속한 병원 이송과 전문 영상검사가 생사를 가른다”고 강조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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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k*** 2025-11-17 20:24:44

    응급에서의 빠른 판단과 이후 처치가 중요하네요. 빠른 시간내에 원인을 파악해서, 적절한 치료가~~ 갑자기 발병하면 당황하기도 놀라기도 하고, 뭐가 뭔지 모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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