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생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치아의 최외곽층인 ‘에나멜(법랑질)’을 다시 자라나게 하는 단백질 젤이 개발됐다. 치아에 바르기만 하면 침 속의 칼슘과 인 이온을 끌어당겨 10일 만에 새로운 에나멜 층을 만들어내는 원리다.
연구팀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 기술이 실제 임상에 적용되면 마모되거나 깨진 치아를 복원하고 시린이 증상을 완화하는 등 치과 치료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노팅엄대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에나멜은 치아를 보호하는 단단한 최외곽층으로, 한번 손상되면 스스로 재생되지 않는다. 산성·당분 음식 섭취나 이갈이, 잘못된 칫솔질 등으로 에나멜이 마모되면 치아가 충치나 치아 파절에 매우 취약해진다.
연구팀이 개발한 젤의 핵심 성분은 유아기 법랑질 형성을 유도하는 천연 단백질을 모사한 ‘엘라스틴 유사 재조합체(ELR)’다. 이 단백질이 치아 표면에서 일종의 ‘지지대(scaffolding)’ 역할을 하며, 침 속에 떠다니는 칼슘과 인산염 이온을 끌어당겨 약 10일 만에 새로운 에나멜 층을 만들어내는 원리다.

새로 생성된 치아 에나멜의 강도는 자연 치아 에나멜과 비슷하거나 더 단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발치된 자연 치아에 이 젤을 한 번 바르고 건조해 에나멜 층을 생성한 뒤, 1년 치에 해당하는 칫솔질과 씹는 힘을 가하는 시뮬레이션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새로 생성된 에나멜은 자연 에나멜보다 마모, 균열, 산성 공격에 대한 저항성이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알바로 마타 교수는 “이 기술은 안전하고 쉽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으며,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며 “이미 스타트업 민테크-바이오(Mintech-Bio)를 통해 상용화를 준비 중이며, 내년 첫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실제 구강 환경이 아닌 통제된 실험실 환경에서 진행됐고, 생성된 에나멜 층의 장기적인 내구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한번 닳으면 되돌릴 수 없다고 여겨졌던 에나멜 재생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