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아내 없는 삶이 두렵다”…죽음 앞둔 남편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김용의 헬스앤]

중년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가족 사랑은 ‘내가 건강한 것’이다. 건강을 지켜야 가정이 평온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엄마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아빠는 엄마 없는 삶을 두려워했다.”

90대 노부부는 삶의 ‘마지막 날’을 직접 선택했다. 생애 마지막 일주일은 60대 딸과 함께 보냈다. 예정된 날이 밝자 부부는 침대에 나란히 누워 손을 잡았다. 방 안에는 잔잔한 음악이 흘렀다. 부부는 의사가 제공한 약물을 복용한 뒤 와인으로 마지막 건배를 했다. 이들은 곧 잠들었고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엄마, 아빠는 마지막 두려움을 함께 이겨냈다

미국 워싱턴주에서 90대 노부부가 의사조력자살(존엄사)로 함께 삶을 마감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말기 심장병을 앓아오던 아내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생을 정리하는 의사조력자살를 신청하자 남편은 “아내 없이는 살 수 없다”며 같은 선택을 했다. 그도 뇌졸중 후유증을 겪고 있었다. 딸은 부모의 선택을 존중했다. 미국 미디어의 보도에 따르면 장기간 심장혈관병 투병 중이던 아내(92세)는 의료진의 수술 제시에도 연명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며 치료를 거부했다. “자연스럽게, 품위 있게 죽고 싶다”고 했다. 이후 낙상 사고를 겪은 뒤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자 의사조력자살을 신청했다.

뇌졸중(뇌경색·뇌출혈) 후유증이 있던 남편(95세)은 “아내가 없는 삶이 두렵다”며 결국 아내의 선택에 동참하기로 했다. 의료진은 그의 건강 상태를 살핀 후 부부의 ‘동반 존엄사’를 승인했다. 부모의 마지막을 지켜본 딸은 “아빠, 엄마는 마지막 두려움을 함께 이겨냈다. 그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사랑의 완성이었다”고 말했다. 부모의 선택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이제 죽음에 대해 말해야 한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극심한 고통을 지켜만 볼 것인가. 본인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존엄사가 주 별로 허용된다. 워싱턴 주, 오리건 주 등 10여 개 주가 철저한 심사를 거쳐 의사조력자살을 허용한다.

한국 조사 ‘내가 말기 환자라면?'…50.9% “존엄사 선택하겠다”

우리나라에선 안락사 또는 의사조력자살은 불법이다. 안락사와 의사조력자살은 모두 환자의 요청에 따라 의사가 약물을 처방하는 것이다. 안락사는 의사가 직접 약물을 투여하고, 의사조력자살은 환자 스스로 처방 약물을 복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최근 학술지 《 대한의학회지(JKMS) 》에 내가 말기 암 환자라면 51%가 존엄사(36% 안락사, 15% 의사조력자살)를 선택하겠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실렸다. 41%가 연명의료 중단을 선호했다. 몸에 기계장치를 달고 무의미한 삶을 연장하는 연명의료를 지속하겠다는 사람은 7.8%에 불과했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연명의료 결정법이 시행되고 있다.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을 통해 임종기 환자가 치료 효과 없이 임종 과정만 늘리는 연명의료를 법적으로 중단할 수 있다. 본인 또는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다만 통증 완화를 위한 의료행위와 영양분, 물, 산소의 단순 공급은 중단할 수 없다.

아내, 남편 그리고 병든 내 몸에 미안해를 말하자...

죽음을 앞둔 말기 환자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젊고 건강할 때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병들어 누웠을 때 비로소 건강을 돌보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밀려온다고 했다. 평생 아내에게 ‘미안’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던 가부장적인 남편은 죽음을 앞두면 “여보, 미안해. 나 때문에 고생만 했지...”라며 뒤늦게 자책한다.

부부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다. 자녀는 결혼 후 떠나지만 부부는 평생 살을 맞대고 생활해야 한다. 수명이 길어져 부부 둘이서만 사는 기간이 20~30년이다. 그런데도 아내, 남편의 소중함을 잊고 산다. 이웃, 친구에겐 너그럽게 대해도 배우자에겐 가혹한 사람이 있다. 아내나 남편의 작은 단점을 오랫동안 가슴에 담아두며 되씹는다. 부부싸움을 할 때도 감정이 격해져 ‘선’을 넘는 경우가 있다.

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겐 너그럽지 못할까? 생을 마감할 때 비로소 “여보, 미안해”를 되뇌이면 무슨 소용이 있나? 중년 부부라면 둘이서만 20~30년을 더 살아야 한다. 배우자가 건강할 때 늘 “미안해”를 건네보자. 젊을 때 건강을 돌보지 않은 사람은 병든 자신의 몸에게 “미안해”를 속삭여보자. 건강과 배우자는 남은 20~30년을 지탱하는 버팀목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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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r*** 2025-11-06 19:35:47

    글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나도 노인이란 명칭을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나이가 들었는데 항상 생각하는 것이 아내 없는 삶은 별 의미도 없고, 노환이나 질병으로 병원신세를 질 바에는 안락사가 답이다라는 생각을 늘 합니다. 우리나라도 법을 개정해서 본인이 원한다면 질병으로 지옥과 같은 고통을 자식들과 겪으며 연명하게 하지 말고 안락사 를 꼭 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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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k*** 2025-11-05 09:13:09

    부모님도 좋고 자식도 좋지만 뭐니뭐니해도 마누라가 최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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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a*** 2025-11-04 14:59:13

    흑흑..죽음까지 함께하다니..영화같은 얘기네요. 저는 생각하니까 가슴이 답답해 지는데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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