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간 연인이었던 전직 경찰서장을 서서히 독살한 여성이 최근 징역 50년형을 선고 받은 사건이 전해졌다. 범행에 사용된 것은 다름 아닌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안약’이었다. 전문가들은 흔한 안약 성분이니 만큼 절대 악용해서는 안되며, 이 약물을 음식, 음료 등에 섞거나 인체 섭취용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며,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경고한다.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 영국 인디펜던트 등 보도에 다르면 일리노이주 녹스카운티 법원은 53세 여성 마시 L. 오글즈비에게 살인 및 중상해 혐의로 징역 50년형을 선고했다. 그는 약 30년간 교제해온 남자친구 리처드 영(전 경찰서장)을 2021년 여름부터 음식과 커피에 안약과 분쇄 약물을 섞어 장기간에 걸쳐 중독시켜 살해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글즈비는 “남성이 고통 속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만족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2022년 10월 7일, 오글즈비가 임대한 창고에서 리처드 영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사건 초기 검찰은 단순 사체 은닉 혐의로 기소했으나, 부검과 독성검사 결과에서 테트라하이드로졸린 성분이 검출되며 살인 혐의로 변경됐다.
이 성분은 대부분의 일반 의약품형 안약에 포함된 혈관수축제로, 소량만 섭취해도 중추신경계 억제, 호흡 저하, 저체온증, 서맥(심박수 저하) 등을 유발한다. 다량 섭취 시 혼수와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수사 과정에서 함께 거주하던 카렌 다우벳이 “오글즈비가 커피와 음식에 안약과 약물을 섞었다”고 자백하면서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다. 이후 경찰은 집에서 다량의 빈 안약병과 약 분쇄기, 구매 영수증 등을 증거로 확보했다.
오글즈비는 법정에서 “남자친구가 코로나19로 사망했으며, 그의 유언이 ‘인디언 매장지에 묻히는 것’이라 시신을 보관했다”고 주장했으나, 거짓으로 드러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체 은닉과 독살은 본질적으로 다른 범죄”라며 살인 혐의를 유지했고, 단독 재판을 택한 오글즈비는 판사가 5분 만에 내린 평결로 유죄가 확정됐다.
눈의 충혈을 줄이기 위해 쓰이는 혈관수축제, 사용 방식 잘못되면 매우 위험
테트라하이드로졸린은 눈의 충혈을 줄이기 위해 쓰이는 혈관수축제이지만, 사용 방식이 잘못되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테트라하이드로졸린은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약물이지만, 인체 섭취 시 심각한 독성을 나타내는 위험 물질”이라며 절대적인 주의를 경고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매년 수백 건의 소아 실수 섭취 중독 사례가 보고됨에 따라 미국 FDA와 독극물통제센터(AAPCC)는 테트라하이드로졸린을 포함한 안약을 어린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성분은 교감신경의 알파-아드레날린 수용체에 작용해 혈관을 수축시킨다. 점안 시에는 국소적으로 작용해 눈의 혈관만 일시적으로 좁혀주지만, 체내로 흡수되거나 경구로 섭취될 경우 전신적인 교감신경 억제 반응이 나타난다. 즉, 안약으로 쓸 때는 안전하지만, 삼키거나 과용할 경우 신체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가장 큰 위험은 중추신경계 억제와 심혈관계 이상이다. 테트라하이드로졸린이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박수를 느리게 만드는 작용을 하다 보면, 전신으로 퍼질 때 서맥(심박수 저하), 저혈압, 호흡 저하, 혼수,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체중 대비 독성 용량이 매우 낮기 때문에, 안약 몇 방울만 삼켜도 위험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
또한, 장기간 반복적으로 점안할 경우 리바운드 현상(rebound hyperemia)이 나타날 수 있다. 즉, 혈관이 약물에 익숙해지면서 점점 더 확장되고, 안약을 중단하면 오히려 눈의 충혈이 심해지는 역효과가 생긴다. 이로 인해 의존적으로 안약을 계속 사용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테트라하이드로졸린이 위험한 이유
△눈이 아닌 체내로 들어갈 경우 전신 독성을 일으킬 수 있음
△과량·장기 사용 시 반동성 충혈과 의존성 유발
△소아나 노약자에서 심혈관계 억제 위험
△해독제가 존재하지 않아, 중독 시 치료가 어렵다는 점
안약 넣으면 코로 약물이 들어가는 느낌...사용 시 주의점
안약을 사용하다 코로 약물이 넘어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일부 성분(테트라하이드로졸린, 스테로이드, 항히스타민제 등)은 코 점막을 통해 흡수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장기간 과다 점안하거나 자주 사용하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 심장질환, 갑상선 질환이 있는 사람은 체내 흡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안과 전문의들은 이런 부작용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비루관 폐쇄법을 권장한다. 안약을 넣은 뒤 눈을 감고, 눈 안쪽 코 바로 옆(눈물길 시작 부분)을 손가락으로 1분 정도 살짝 눌러주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약물이 코로 흘러가는 양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약효는 눈에 더 오래 유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