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명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응급실이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환자를 수용하기 곤란하다고 밝힌 사례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응급실의 수용 곤란 고지 건수는 2023년 5만8520건에서 2024년 11만33건으로 1년간 약 88% 증가했다.
사유별로 보면 ‘인력 부족’이 가장 가파르게 늘었다. 인력 부족으로 수용을 거부한 사례는 지난해 4만3658건을 기록하며 2023년(1만8750건) 대비 133% 늘었다. 기타(진료과 사정·이송 전 문의 등) 사유가 2만6583건에서 5만2050건으로 96% 증가했고 장비 부족이 33%, 병실 부족이 24%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반면 ‘수술 중’이라는 이유로 수용을 거부한 사례는 오히려 86% 감소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응급실의 수용 거부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용 곤란 고지 건수 기준 상위 20개 응급의료기관은 전국 11개 시도에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대구(1만548건), 대전(6532건), 부산(5605건), 충남(4752건), 서울(4073건) 순으로 많았다. 다만 지역별로 수용 곤란 사유는 차이를 보였다. 대구와 충남, 서울, 세종, 강원, 경남은 인력 부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반면 경기는 병상 부족이 91.2%를 기록했다.
서영석 의원은 “응급의료 체계의 붕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응급실 인력을 확충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이송조정시스템을 개편해 국민이 위급한 순간 거부당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26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상정됐다. 이는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을 통합 조정한 것으로, 응급실이 환자 수용을 거부하면서 구급차와 환자가 여러 응급실을 전전하는 일명 ‘응급실 뺑뺑이’를 방지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 개정안은 △응급실과 응급환자 이송자가 실시간 통신을 할 수 있는 전용 핫라인 개설 △응급실 수용능력 확인 사항을 중앙응급의료센터에 통보 △환자 이송 및 지원한 의료기관과 업체 등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재정 지원 등을 담고 있다.
다만 의료계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이번 응급의료법 개정안은) 수많은 예산과 행정력 낭비에 비해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병원에서 환자를 안 받으려 해서 생기는 일’로 규정하는 한,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응급실 핫라인은 구축되어 있으며, 각 의료기관의 응급의료정보 자료는 지금도 국가응급진료정보망으로 전송되고 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현장 응급의학 전문의가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