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유아 때 스마트폰 오래 쓸수록 초등학교 학업 못따라가”

캐나다 연구팀 “스크린 타임 1시간 늘 때마다 언어·수학 기준 미달 확률 10% 상승”

유아기때 스마트폰 등 디지털 스크린 사용이 늘어날 수록 언어와 수학에서의 학업 성취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폰을 틀어주지 않으면 아이가 밥을 안 먹어요.”

맞벌이 부부인 A씨(36세)는 5살 아이에게 식사 시간마다 스마트폰을 쥐여주는 게 일상이 됐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라도 조용히 밥을 먹을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폰 육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처럼 유아기에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화면에 일찍, 그리고 오래 노출된 아이일수록 초등학교 입학 후 학업 성취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 아동병원의 캐서린 버켄(Catherine Birken) 박사 연구팀은 온타리오주 아동 3000여 명을 1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유아기의 ‘스크린 타임(screen time)’과 초등학교 시절 낮은 학업 성취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23년까지 부모 설문을 통해 만 8세 이전 아동들의 TV, 컴퓨터, 태블릿, 휴대폰 등 화면 노출 시간을 조사하고, 이 데이터를 초등학교 3학년·6학년 때의 표준화 학력평가(EQAO) 점수와 비교했다.

그 결과 유아기 스크린 타임과 학업 성취도 저하 사이에 ‘상당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버켄 박사는 “유아기 스크린 노출 시간이 매일 1시간씩 추가될 때마다, 초등학교 3학년은 읽기와 수학, 6학년은 수학 과목에서 학습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확률이 약 10%씩 높아졌다”고 밝혔다.

유아기 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중에 초등학교 과정에서 학교 공부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비례해 커졌다는 의미다.

버켄 박사는 이번 연구가 자녀의 스크린 타임을 허용하는 부모를 비난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은 부모를 탓하거나 지적하기 위한 논의가 아니다”라며 “아이들이 건강하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화면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부모와 교사, 의사, 그리고 정책입안자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콘텐츠의 종류에 따라 어린이의 학습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어린이 스크린타임과 관련된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심각한 수준이다. 2023년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 따르면 만 3~9세 어린이의 하루 평균 미디어 시청 시간은 3시간 6분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의 약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디어를 처음 접하는 연령은 갈수록 낮아지고 시청 시간은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 육아정책연구소의 조사를 보면, 영유아가 스마트 미디어를 처음 접하는 시기는 만 1세가 45.1%로 절반에 육박했으며, 12개월 미만에 접하는 경우도 7.8%에 달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가정 내 적극적인 개입을 강조한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는 유아의 스마트폰 사용을 가급적 자제시키되, 부득이하게 사용해야 한다면 하루 2시간 이내로 엄격히 제한할 것을 권고한다. 또한 기기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부모가 함께 내용을 보고 대화를 나누는 등 건강한 미디어 사용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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