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 (금)

“피부가 녹아 진물 투성이”…25년 사용한 ‘이것’ 중단후 온몸 타들어 가, 무슨 일?

25년간 외용 스테로이드 사용 후 피부가 녹아내린 남성의 사연

아토피성 피부염 때문에 거의 평생 스테로이드 크림을 사용하던 한 남성이 약물 중단 후 피부가 벗겨지고 전신에서 진물이 멈추지 않는 심각한 부작용을 겪은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고펀드미

아토피성 피부염 때문에 거의 평생 스테로이드 크림을 사용하던 한 남성이 약물 중단 후 피부가 벗겨지고 전신에서 진물이 멈추지 않는 심각한 부작용을 겪은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선 보도에 따르면 코번트리 출신의 조지 팔머(25)는 아기 때부터 심한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스테로이드 크림을 처방받아 매일 바르며 살아왔다. 그는 “온몸에 감염이 생겨 머리카락, 눈썹, 수염이 모두 빠지고 신경이 예민해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크림을 끊자 피부가 마치 녹는 듯 진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팔머는 국민보건서비스(NHS)의 피부과 전문의가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가운데 25년간 약을 사용했으며, 중단 시 하루 만에도 피부가 벗겨질 정도로 의존 상태가 심화됐다. 그는 “엄마가 장기 사용을 걱정했지만 의사들은 ‘괜찮다’고만 했다”며 “결국 몸이 세균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치유할 능력을 잃었다”고 회상했다.

장기 스테로이드 사용 부작용… 공식 인정된 ‘외용 스테로이드 중단 증후군’

그가 겪은 증상은 ‘외용 스테로이드 중단 증후군(Topical Steroid Withdrawal, TSW)’으로, 장기간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하다 중단할 때 나타나는 반동성 염증 반응이다.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고 진물과 부종, 박리, 통증, 탈모, 불면, 체중감소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되며, 심할 경우 환자는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진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2024년 TSW를 공식 부작용으로 인정하고, 외용 스테로이드 제품에 ‘효능·강도 표기 및 중단 시 주의사항’ 명시를 의무화했다. MHRA는 또한 의사들에게 “장기·전신적 사용 시 피부 위축, 혈관 확장, 반동염증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고 지침을 내렸다.

태국으로 건너가 ‘냉대기 플라즈마 치료’… 5년 이상 지속 치료 필요

팔머는 극심한 TSW 증상으로 영국 내 치료를 포기하고 태국으로 건너가 ‘냉대기 플라즈마(CAP·Cold Atmospheric Plasma) 치료’를 시작했다. 이 치료법은 이온화된 플라즈마 가스를 이용해 세균을 사멸시키고 염증을 줄이며, 손상된 피부세포의 재생을 촉진하는 신개념 치료로 알려져 있다.

그는 “현재까지 19회 치료를 받았고 감염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피부가 약하고, 물이 닿으면 산처럼 따갑다”며 “향후 5년은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팔머는 집을 사기 위해 모은 저축과 자동차를 모두 처분해 약 2만6000파운드(약 4600만 원)를 치료비로 썼으며, 고국으로 돌아가 치료를 이어가기 위해 고펀드미(GoFundMe)에서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이다.

전문가 “장기 스테로이드 사용 시 전문의 관리·감량이 필수”

TSW는 흔히 ‘레드 스킨 증후군(Red Skin Syndrome)’ 또는 ‘스테로이드 의존성 피부염’으로도 불리며, 장기간 고효능 스테로이드 사용 시 피부의 면역기능이 억제되면서 발생한다. NHS는 “스테로이드 제제를 3주 이상 사용하거나 고용량을 장기 투여한 경우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서서히 감량해야 한다”며, “갑작스런 중단은 피로감, 어지럼증, 식욕부진, 체중감소, 피부 박리 등 전신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팔머는 “의사들이 장기 사용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채 처방을 이어간 결과, 많은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의료계 전반의 인식 개선과 연구 확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