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와 제약의 미래를 책임질 두 축, 정밀 의료와 신약 개발. 환자 데이터 기반 맞춤치료,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을 활용한 신약 개발은 전 세계가 앞다투어 투자하는 미래산업이다.
‘제11회 부산 R&D 주간’이 25, 26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제2전시장)에서 '미래 혁신 기술로 부산을 재(再)점화'를 주제로 진행된다. 이 가운데 ‘미니 심포지엄’ 세션(26일 오후 3시10분)에서는 정밀 의료와 신약 개발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바이오 헬스테크의 미래'를 열어갈 AI, 바이오, 정밀의료, 신약 개발 등 미래 전략 기술이 두루 등장한다. 부산이 환자 맞춤 치료와 신약 산업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준비가 되어있는지 묻는 자리다.
정밀 의료: 데이터에서 길을 찾다
먼저, 송길태 교수(부산대 AI대학원장, AI융합연구센터장)는 유전체·단백질체와 다차원 임상 데이터를 통합해 바이오 마커와 맞춤형 치료를 실현하는 정밀 의료 청사진을 제시한다. 그는 미국(Precision Medicine Initiative)과 유럽(UK Multi-omics Consortium) 등 글로벌 프로젝트를 사례로 소개하며 “부산도 환자 데이터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송 교수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를 나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컴퓨터공학 박사, 스탠포드대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그동안 부산대병원 융합의학기술원 의료AI연구실장은 거치며 미국 스탠포드대와 바이오 헬스케어 AI 공동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는 이날 “병원 간 데이터 공유 표준이 부족하고 비정형 데이터 처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부산이 글로벌 정밀의료 생태계로 도약하기 위한 관건”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 구축 ▲국제 공동연구 네트워크 강화 ▲지역 의료기관들 사이의 협력을 통한 빅데이터 확보 등을 지역 정밀의료를 실현할 방안으로 제시한다.
특히 AI 시스템의 환자 예후 예측 결과를 임상 전문가가 신뢰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예측 결과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함께 반사실적 예시를 제공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하여 미국, 유럽, 일본에 특허를 출원했다. 이는 “바이오헬스 빅데이터와 AI 전문가, 의료 기관들 사이 협력이 뒷받침된다면 부산이 AX 기반 정밀 의료 분야를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신약개발: AI와 양자컴퓨팅의 실전 무대
이어 우상욱 대표(팜캐드 대표, 부경대 교수)는 AI와 양자역학을 접목한 신약개발 플랫폼 ‘파뮬레이터'를 공개한다.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수십만 개 화합물에서 후보 약물을 선별하며, 독성과 효능까지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재 아마존 AWS 클라우드에서 서비스하고 있는데, 글로벌 공동 연구 과제(IBM 프로그램 참여)에도 선정됐다.

우 대표는 연세대 생화학과를 나와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박사후과정을 지냈다. 삼성디스플레이를 거쳐 2014년부터 부경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19년 신약 개발 기업 팜캐드를 창업했다. 팜캐드는 현재 직원 16명 규모로 성장했고, 누적 투자액은 2000만 달러에 달한다.
그의 발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실제 성과.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 후보 물질 ‘PCW-A1001’를 AI를 통해 디자인하고 합성과 효능 평가 확인 후 특허를 출원했다. 부산 기반 기업도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신약 개발 역량을 갖출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팜캐드는 한 발 더 나아가 10월부터는 독성 모듈을 시작으로 도킹•타깃 파인더 모듈까지 전세계 제약 관련 연구자들에게 파뮬레이터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의 잠재력: 두 축을 함께 잡아야
정밀 의료와 신약 개발은 둘 중 하나만으로는 완전하지 않다. 먼저, 정밀 의료는 환자 데이터 허브와 최신 AI 기술 접목을 통해 환자 한 사람, 한 사람 맞춤형으로 진단과 치료를 정밀화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바이오마커가 발굴되고, 이를 타깃으로 하는 개별 환자 맞춤형 치료제 발굴로 이어져 신약이 개발될 수 있다. 즉, 의료 데이터-최신 AI 기술 접목-정밀 의료 시스템-환자 맞춤형 바이오마커 발굴-환자 맞춤형 진단 및 새로운 치료제 개발 등으로 선순환 구조를 이뤄갈 수 있다는 얘기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은 이미 대형 병원들의 환자 데이터 인프라와 팜캐드같은 혁신 기업의 산업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두 축을 연결하는 '이중 축 전략'이야말로 지역을 글로벌 혁신 거점으로 도약시킬 열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