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7일 (월)

어느새 우리 곁에 있는 'AI 심리상담사'

[Mia의 미국서 건강 챙기기]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차 사고가 나서 곤란한 상황인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려줘.” “일정 관리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 조언 좀 해줘.” “이번 학기를 잘 마무리하려면 어떤 마음가짐과 자기 관리 방법이 필요할까?”

미국 미시간주립대(MSU)에서 공부하고 있는 필자는 최근 코딩 수업을 청강 중인데, 강의를 듣던 중 우연히 앞자리 한국인 학생의 노트북 화면이 시야에 들어왔다. 화면 속에는 그 학생과 챗지피티(ChatGPT)가 한국어로 주고 받은 대화창이 열려 있었다. 그 학생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여러 상황들, 예를 들어 복잡한 일정 조율, 심리적인 고민, 예상치 못한 문제 상황에 대해 AI에게 질문을 던지고 구체적인 조언을 받아 적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에게서 진지하게 상담을 받는 듯한 모습이었다.

제법 신선하고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필자는 챗지피티를 주로 정보 검색이나 지식 습득에만 활용해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특정 개념을 찾아 본거나, 논문 구조를 정리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그 학생은 AI를 마치 멘토나 상담가처럼 활용하는 게 아닌가. 그날 이후 필자는 물건을 구매할 때나 여행 일정을 계획할 때와 같이 선택의 기로에 설 때 AI에게 의견을 묻는 습관이 생겨났다.

이처럼 AI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받는 일이 흔해지고 있는데, 과연 AI는 사람들의 심리 상담사가 될 수 있을까? 얼마 전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시그문드 프로이드 대학(Sigmund Freud University)에 재직 중인 파올로 라일리(Paolo Raile) 박사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AI의 심리치료 활용 가능성에 대한 리뷰 논문을 발표했다. 그의 논문에 따르면, AI는 직접 심리치료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나 시간을 절약해야 하는 경우에 유용할 뿐 아니라, 아직 심리치료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비슷한 사례는 언론 보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영국 정부가 지원하는 심리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던 한 일반인은 BBC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AI를 통해 상담을 받으며 힘든 시기를 견딜 수 있었습니다. 만약 그냥 대기만 했다면 그 시기를 버티지 못했을 겁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에도 흥미로운 칼럼이 실렸다. 글을 기고한 심리상담 치료사 사라 건들(Sarah Gundle)은 자신을 찾아온 내담자들 중 상당수가 이미 AI를 활용해 별도의 상담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자기 직업에 대한 위협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고객과 곧 바로 상담 일정을 잡기 어려울 때, 혹은 심층적으로 다루기 힘든 주제에 대해 AI가 보완적인 기능을 할 뿐 아니라 심리상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물론 AI 상담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라일리 박사는 연구에서 AI가 심리치료를 ‘보완’할 수는 있지만 ‘대체’할 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건들 역시 “AI는 사람의 표정, 몸짓, 말투 같은 비언어적 신호를 읽지 못해 감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며, 모든 AI 상담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AI로 심리 상담을 진행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일부 심리상담 전문가들도 AI를 이용한 심리상담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AI가 우리의 삶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사주풀이나 운세마저 AI에게 맡기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이제 AI는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 우리의 감정, 결정,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 AI가 인류를 얼마나 바꿔 놓을지 상상하기도 힘들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