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레카네맙 이어 도나네맙…치매 치료제 시장 ‘속도전’ 본격화

레카네맙 선점 속 경쟁 심화…표적 항체약 시장 확장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에 독성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을 제거하는 약물인 '레켐비(바이오젠·에자이)' '키순라(일라이 릴리)'가 잇따라 진입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초기 치매 환자의 질병 진행을 늦추는 항체 치료제가 잇따라 사용 승인을 받으면서, 기존 증상 완화 중심의 치료에서 병의 원인을 직접 겨냥한 ‘표적 치료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의약품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제품명 키순라)'에 대해 초기 증상이 있는 환자 대상 사용을 권고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이르면 수개월 내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도나네맙은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발병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β-amyloid, Aβ) 단백질을 제거하는 표적 항체 치료제로, 같은 작용을 하는 '레카네맙(제품명 레켐비)'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 사용 권고를 받았다. 레카네맙은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했으며, 지난 4월 유럽에서 최초로 정식 승인된 바 있다.

“원인 독성 단백질 직접 제거”…치료 방식 바뀐다

알츠하이머병은 전 세계 치매 환자의 약 70%를 차지하는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이다. 뇌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덩어리가 신경세포 손상을 일으켜 기억력과 인지 기능을 점진적으로 악화시키는 것이 핵심 병리로 알려져 있다.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은 모두 이러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을 표적으로 삼아 직접 제거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로 인해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레카네맙은 18개월간의 글로벌 임상에서 위약 대비 인지 및 기능 저하 속도를 27% 늦추는 효과를 입증하며,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 이어 한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주요국에서 잇따라 허가를 받았다.

도나네맙 역시 ‘TRAILBLAZER‑ALZ 2’ 임상에서 위약군에 비해 인지 저하 지연 효과를 확인했으며, 후속 연구인 ‘TRAILBLAZER‑ALZ 6’에서는 점진적 투여 방식으로 부작용 발생률을 줄이는 가능성도 확인됐다.

부작용은 여전히 부담…유전자 검사로 위험군 선별

이들 치료제는 질병 진행 지연 효과에도 불구하고 ‘ARIA(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라는 공통된 안전성 우려를 안고 있다. ARIA는 뇌 부종(ARIA-E)이나 미세출혈(ARIA-H)로 대부분은 무증상이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두통, 혼란, 시야 이상, 드물게는 중증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ApoE4(아포지단백 E4) 유전자 보유자는 ARIA 발생 위험이 높아, 유전자 검사 및 정기적인 영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현재 두 치료제 모두 초기 증상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며, ApoE4 보유 여부와 아밀로이드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등 정밀 진단을 기반으로 투여 여부를 결정한다. 알츠하이머 치료가 점차 맞춤형 정밀의료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도입 국가가 확대되면서 국내 진료 현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아직 비급여 상태인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의 보험 적용 여부는 환자 접근성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레카네맙의 연간 치료 비용이 2만6000달러(약 36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의 등장은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정밀 진단 인프라 확대와 보험 제도 정비가 병행돼야 치료 생태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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