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GSK, 中 헝루이에 16조 통큰 투자…'신흥 제약 강국' 중국 향한 파격 베팅

PDE3/4 억제제 등 12개 신약 공동개발


GSK 런던 사옥 [사진=GSK]

글로벌 제약사 GSK가 중국 제약사 헝루이제약(Hengrui Pharma)에 최대 120억 달러(약 16조7000억원)를 투자하는 전략적 계약을 체결했다. 전통적인 ‘빅파마’가 신흥 바이오 강국인 중국 제약사에 대규모 베팅을 단행한 이번 사례는, 중국 바이오 산업의 기술력과 협업 역량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GSK는 28일(현지시각) 헝루이와 최대 12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공동개발 계약을 발표하며, 선불금만 5억 달러(약 6900억원)를 지급했다. 이후 개발·허가·상업화 성과에 따라 최대 120억 달러까지 지급할 수 있는 성과기반 단계별 기술료(바이오벅스) 방식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계약은 단순한 기술 이전이 아닌, ‘중국 기업을 글로벌 신약개발 파트너로 인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실제로 GSK는 이번 협약에서 중국 헝루이의 신약 역량에 큰 신뢰를 보냈다. 공개된 핵심 후보물질은 PDE3/4 이중억제제 ‘HRS-9821’로, GSK는 이를 통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 중 흡입 스테로이드나 기존 생물학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군까지 치료 타깃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PDE3와 PDE4는 각각 기도 수축과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효소로, 두 타깃을 동시에 억제하면 기관지 확장 효과와 항염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헝루이는 “HRS-9821이 전임상과 초기 임상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GSK는 이미 지난 5월 인터루킨(IL)-5 항체 치료제 ‘누칼라(성분명 메폴리주맙)’를 COPD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상태다. HRS-9821까지 확보하면서 중증 COPD 환자에 대한 포괄적 치료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협약에는 HRS-9821 외에도 11개의 신약 후보물질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에 대해 헝루이는 임상 1상까지 개발을 맡고, 이후 GSK가 중국 외 권리에 대한 독점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옵션을 갖는다. GSK는 “호흡기, 면역염증, 항암 등 기존 포트폴리오와의 시너지를 고려해 후보물질을 선별했다”고 설명했다.

GSK 최고과학책임자(CSO) 토니 우드 박사는 “임상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검증된 표적에 대한 투자이며, 환자 치료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혁신 치료제를 선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중국 제약사가 글로벌 연구개발(R&D) 네트워크에 본격 편입되는 분수령으로도 해석된다.

헝루이는 올해 5월 홍콩 증시에 상장해 약 12억9000만 달러(1조7000억원)를 조달했고, 3월에는 미국 머크(MSD)와도 심혈관 치료제 관련 계약을 체결하며 2억 달러의 선급금을 수령했다. 또 GLP-1/GIP 기반 비만 치료제의 중국 내 허가도 준비 중으로, 글로벌 바이오 혁신기업으로의 위상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헝루이제약은 전통적인 CRO(위탁개발기관)를 넘어 ‘신약 공동개발 파트너’로서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글로벌 R&D 생태계에서 중국 바이오기업이 실질적 기술력과 파이프라인을 인정받는 흐름을 반영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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