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지구 온난화, 여성의 '이 병' 위험 높인다고?

중동·북아프리카 17개국 조사...기온 오르면 여성 암 유병률·사망률 증가

지구온난화가 여성의 암 발병률 및 사망률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구온난화가 여성의 암 발병률 및 사망률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증가율은 크지 않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암 위험과 사망률이 눈에 띄게 증가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집트 아메리칸대학교 와파 아부엘케이르 마타리아 박사팀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17개국을 대상으로 기후 변화가 여성의 암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해당 지역은 기후 변화에 취약한 곳들로, 이미 급격한 기온 상승을 경험하고 있다.

연구진은 1998년부터 2019년까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국의 여성암 유병률 및 사망률을 분석하고, 이를 평균 기온 변화와 비교했다.

연구 공동저자인 천성수 박사는 “여성은 생리적 특성상 기후 관련 건강 위험에 취약하며, 임신 중에는 특히 더 그렇다”며 “이러한 상황은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불평등으로 더욱 심화되며, 소외된 여성들은 환경적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고 조기 검진 및 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위험은 배가된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여성의 암 유병률은 10만명당 173~280건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난소암 증가 폭이 가장 컸고, 유방암 증가 폭은 가장 작았다. 사망률은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10만 명당 171~332명 증가했으며 가장 크게 증가한 암은 난소암, 가장 적게 증가한 암은 자궁경부암이었다.

국가별로 보면 카타르, 바레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시리아 등 6개국에서만 암 유병률과 사망률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증가 폭은 나라마다 다르게 나타났는데, 이를 테면 카타르의 유방암 유병률은 기온이 1도 높아질 때마다 10만 명 당 560건 증가했으나, 바레인은 330건 증가했다. 이는 국가 별로 기후 변화 외에 대기오염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천 박사는 “기온 상승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온 상승은 발암물질에 대한 노출을 증가시키고, 의료 시스템을 혼란에 빠뜨리며, 세포 수준에서 생물학적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 모든 메커니즘으로 시간 경과에 따라 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 검진 확대가 유병률 증가에 일부 기여했을 수 있지만, 조기 진단이 늘었다면 사망률은 오히려 감소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유병률과 사망률이 동시에 증가했기 때문에 주요 요인은 위험에 대한 노출임을 시사했다.

다만, 마타리아 박사는 “이번 연구로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규명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1인당 GDP(국내총생산) 등 변수를 보정했지만, 여전히 측정되지 않은 요인들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러 국가에서 일관된 연관성이 관찰된다는 점에서 추가 연구를 위한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천 박사는 “암 검진 프로그램 강화, 기후 변화 대응에 탄력적인 보건 시스템 구축, 환경적 발암물질 노출 저감이 핵심적인 단계”라며 “이러한 근본적인 취약성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기후 변화와 관련된 암 부담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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