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美, 한국 약가제도 ‘무역장벽’ 지목…“공정성·투명성 부족”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 불투명·탈락 사유 설명 없어

미국 무역대표부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 [사진=보고서 커버 캡처]

미국 무역대표부가 한국의 약가 제도와 제약기업 인증제도를 무역장벽이라고 지목했다. 외국계 기업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고 있으며, 제도 운영의 투명성과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31일(현지시각) 주요 59개 수출국을 대상으로 무역 장벽을 평가한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2일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 발표를 앞두고 공개된 만큼 향후 미국의 무역 정책 방향을 가늠할 신호로 주목을 받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제약·의료기기 업계는 한국의 약가 결정 방식과 보험급여 정책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책 변경 과정에서도 이해관계자들이 실질적으로 의견을 낼 기회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도에 대해서는 외국계 제약사에 대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인증 탈락 기업에 대해 별도의 설명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 제도의 투명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해당 제도는 연구개발 능력과 글로벌 시장 진출 역량을 갖춘 제약기업을 정부가 인증해 집중 지원하는 방식이다. 다만 일정 규모 이상의 국내 투자 실적이 요구되기 때문에 외국계 기업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문제 제기는 앞서 미국제약협회(PhRMA)의 주장과도 맞닿아 있다. PhRMA는 올해 1월 미국 무역대표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의 약가 수준이 OECD 국가 중 가장 낮다고 비판했다. ‘특허 의약품의 가치를 적절히 인정해야 한다’는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 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도에 대해서도 기준이 불투명하고 외국계 기업을 소외시키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제약협회는 “현행 제도는 국내 투자 요건을 통해 미국과 외국계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며 “올해 1월 지정된 49개 기업 중 외국계 바이오의약품 회사는 단 4곳에 불과하며, 이 제도는 외국 기업도 한국 기업과 똑같이 대우해야 한다는 내국민 대우 원칙과 KORUS 정신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한국 정부도 제도 개선에 나섰다. 지난 2월 18일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정부는 글로벌 제약사의 인증유형을 구분하고 정량지표를 신설하는 등 개선 방안을 공식화했다. 이를 통해 제도 전반의 투명성과 형평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국바이오협회는 “글로벌 제약사에 대한 인증유형 구분 등의 개선방안은 국제 R&D 협력 활성화 뿐만 아니라 향후에 제기될 수 있는 해외 제약사 인증 차별이라는 비관세 장벽 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