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사람이 인공호흡하듯...생쥐도 응급조치한다, 어떤 원리?

옥시토신이 '사회적 유대감' 형성…생쥐도 의식 잃은 생쥐에 비상대응

어미 생쥐가 새끼 생쥐들을 돌보고 있다. 생쥐도 인간처럼 의식을 잃은 다른 생쥐에게 일종의 응급조치를 취하며 이는 '사랑의 호르몬' 옥시토신의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이 물에 빠진 다른 사람에게 인공호흡을 해주듯, 생쥐도 의식을 잃은 다른 생쥐의 혀를 빼 깨무는 등 응급조치를 취한다. 생쥐의 이런 사회적 행동의 배후에는 ‘사랑의 호르몬’ 옥시토신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USC) 의대, 캘리포니아대 의대 공동 연구팀은 생쥐가 의식이 없는 다른 생쥐의 냄새를 맡고 혀로 입을 핥거나 혀를 빼내 깨무는 등 일종의 응급조취를 취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리 장 교수(생리학·신경과학)는 “포유류에서 공감 행동과 사회적 유대감을 결정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응급 구조대와 같은 생쥐의 행동을 관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만이 아니라, 생쥐도 친구나 동료가 다쳤을 때 돕는다”며 “이는 옥시토신 호르몬의 분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왜 사회성 포유류가 부상당한 동료를 돕는 것처럼 보이는지 이해하려고 애써왔다. 연구의 제1 자인 캘리포니아대 의대 질카 웬지안 썬 박사(신경유전학연구소)는 “생쥐의 이런 사회적 행동은 인간이 비상 상황에 대처할 때 보이는 행동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리를 이뤄 함께 있는 생쥐는 사람과 비슷하게 어려움에 처한 다른 생쥐에게 여러 형태의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간이 의식 잃은 사람을 만나면 상황을 파악하고, 반응 여부를 확인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심폐소생술(CPR, 가슴 압박+인공호흡)을 실시하는 등 상황에 따라 응급 조치를 취하는 걸 연상시킨다. 응급 상황에서 ‘도우미 생쥐’가 의식 없는 동료의 입과 혀를 급히 핥거나 건드리는 행동은 공격이 아니라, 의식 없는 생쥐의 기도를 열어 회복 속도를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연구에서 관찰된 생쥐의 사회적 행동은 짝을 이룬 생쥐 사이에서 훨씬 더 두드러졌다. 짝을 이룬 생쥐 중 한 마리가 잠을 자거나 활동적인 경우에는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특히 의식을 잃었던 생쥐가 의식을 되찾은 뒤에는 혀를 평소처럼 규칙적으로 사용했다.

연구팀은 고급 신경 영상과 광유전학을 활용해 도우미 생쥐의 사회적 행동 뒤에 있는 신경 메커니즘을 조사했다. 장 교수는 “그 결과 옥시토신 신경펩타이드의 활성화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옥시토신은 사회적 유대감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다.

옥시토신은 신뢰, 유대감, 애정 등의 감정과 관련이 있어 ‘사랑의 호르몬’이라고 부른다. 연구팀은 생쥐가 의식을 잃은 동료에 대해 더 복잡한 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공감 능력 등 사회적 행동의 생물학적 기초를 연구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생쥐가 다른 생쥐를 돕는 행동은 인간 등 사회적 동물이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중요한 상황에서 서로를 돕도록 진화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연구 결과(Reviving-like prosocial behavior in response to unconscious or dead conspecifics in rodents)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ce)≫에 실렸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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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w*** 2025-03-10 21:51:21

    생쥐가 응급조치하는 걸 처음 발견한 것보다는, 동물이나 사람이나 이타주의 사랑 관심 따위의 밑바탕에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흐른다는 게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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