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레이(X-ray) 방식의 골밀도측정기를 사용한 한의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법원의 판단을 두고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의 자격기준에 한의사를 추가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앞서 한의사 김모 씨는 지난 2006~2018년 휴대용 엑스레이 골밀도측정기를 진료 목적으로 사용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아왔다. 면허 사항 이외의 의료행위를 했다는 것이 검찰 측 의견이다.
1심과 2심 담당 재판부는 모두 “한의사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무면허의료행위’로 판단할 수 없다”고 판단해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2심에서 수원지방법원이 판결문을 통해 “현행 진단용 방사선 발생 장치의 안전관리책임자에 한의사와 한의원이 누락되어 있지만, 이는 잘못”이라는 취지를 밝히면서 논쟁이 불거졌다.
한의협은 지금까지 규정에 한의사가 누락되어 있던 것은 불합리한 것으로, 정부가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해 한의사를 안전관리책임자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격 기준에 모든 종별 의료기관들이 나열되지 않은 가운데, 정신병원과 요양병원은 엑스레이의 설치와 사용이 가능하지만 한의원은 설치 신고가 불가능한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한의협은 “현재 염좌인지 골절인지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환자가 한의원에 내원하면 엑스레이 검사를 위해 양방의원을 추가로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한의사가 엑스레이를 사용하게 되면 환자의 진료 선택권과 진료 편의성을 높이고 경제적 부담까지 완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통해 의료법 체계를 흔들겠다는 행위”라며 한의협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의협은 “재판부는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허용 여부를 판단한 것이 아니라, 김 씨가 형사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며 “한의협의 주장은 판결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지난 2011년과 2022년, 대법원이 한의사는 방사선 안전관리자가 될 수 없다고 명백히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22년 대법원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설치 및 운영하는 의료기관의 기준에 한의원은 제외된다”고 명시했다. 당시 대법원이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허가한 것도 해당 기기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및 특수의료장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었다는 것이 의협의 해석이다.
이에 의협은 “한의학의 학문적 원리와 현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의료기기의 원리는 다르다. 한의 의료기기가 이미 존재함에도, 의과 의료기기를 사용하려는 것은 학문적 경계를 넘어서는 행위”라며 “한의계는 타 학문의 영역을 침범하기보다, 자체 학문의 고유성을 재확인하고 의미 있는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