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에서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치료제 오남용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고혈압과 협심증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암로디핀(Amlodipine)’이 ADHD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서리 대학교 연구팀은 《신경정신약리학(Neuropsychopharmacolog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암로디핀이 ADHD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쥐와 제브라피시의 과잉 행동과 충동성을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제브라피시 분석에서 암로디핀이 뇌 기능에 관여하는 칼슘 채널에 작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제브라피시는 인간 유전자와 약 70%가량 일치해 뇌 기능 연구에 중요한 모델로 여겨진다. 또한, 사람 유전 데이터 분석 결과 ADHD 역시 암로디핀의 표적과 동일한 뇌 속 칼슘 채널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를 주도한 매튜 파커 박사는 “이미 널리 사용되고 안전성이 입증된 혈압약 암로디핀이 ADHD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며 “암로디핀은 기존 ADHD 치료제보다 안전하고 빠르게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ADHD 환자 중 약 25%는 기존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ADHD 약물, 오남용·부작용 심각”
최근 국내에서는 ADHD 약물이 ‘집중력 향상’, ‘머리 좋아지는 약’ 등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오남용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ADHD 치료제로는 ‘메틸페니데이트’와 ‘암페타민’ 계열이 있다. 이들 약물은 ADHD 환자들에게는 증상을 완화시키지만 일반인들에서는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식욕 부진, 고혈압, 두통, 수면 장애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약물 오남용은 무척 위험하다.
그럼에도 이들 약물이 ‘집중력을 높인다’고 잘못 알려지면서 ADHD 증세가 없음에도 약을 처방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어린이, 청소년에 대한 ADHD 치료제 처방이 3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었으며, 전체 처방량 중 45% 이상이 비급여로 처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과다한 수요로 콘서타, 메디키넷 등 일부 약물은 품귀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태엽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마약류인 ADHD 치료제를 공부 잘하는 약으로 먹고 있다는 얘기들을 많이 접한다. 이런 현상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미국에서도 ADHD 약물을 오남용하는 인원이 14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