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피곤한 이유 코로나 때문?"...만성피로 7.5배 더 높아
코로나 감염 경험 있으면 만성피로증후군 위험 크게 높아져
만성피로증후군 치료 및 연구를 하는 베이트먼 혼 센터의 연구 책임자이자 연구 주저자인 수잔 버논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의료종사자들이 코로나19 감염 이후 ME/CFS를 인식해야 하는 시급성을 강조한다”며 “조기 진단과 적절한 관리가 환자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롱코비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진단 및 치료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실시하는 ‘RECOVER(Researching COVID to Enhance Recovery)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감염된 경험이 있는 약 1만 1800명과 감염된 적이 없는 1400여 명을 대상으로 2021년 10월부터 2024년 9월까지 3개월마다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는 사람 중 4.5%가 만성피로증후군 기준에 부합했다. 감염된 적이 없었던 사람의 경우 기준에 부합하는 비율은 0.6%였다. 만성피로증후군 증상을 최소 한 가지 이상 보고한 사람의 비율은 40%에 달했다. 또한, 만성피로증후군 기준을 충족하는 사람 중 45%는 롱코비드 증상이 가장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가장 흔하게 보고한 증상은 신체적, 정신적 활동 후 악화되는 피로(PEM)로 감염된 환자의 약 16%, 감염 후 회복된 환자의 29%가 보고했다. 서 있을 때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기립 불내증은 감염 환자의 14%, 회복된 환자의 25%가 보고해 두 번째로 많이 나타난 증상이었다.
그 외에 수면 후에도 남아있는 피로감이나 인지 저하와 같은 다른 증상들도 감염된 적이 있는 환자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났다. 이에 반해,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없는 참가자들은 이 모든 증상들이 덜 빈번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거의 모든 미국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진단되지 않은 만성피로증후군 사례가 수백만 건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특별한 원인 없이 설명되지 않는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휴식으로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으며 피로, 수면 장애, 브레인포그, 사고력 저하, 어지럼증, 두통, 근육 약화 등을 유발한다. 이 때문에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준다. 개인마다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고, 특별한 치료법도 없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일반 내과학 저널(Journal of General Internal Medicine)》에 ‘Incidence and Prevalence of Post-COVID-19 Myalgic Encephalomyelitis: A Report from the Observational RECOVER-Adult Study’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