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줘야 담배 끊는다?"...특히 '이 여성' 금연효과 2배 높다는데

특히 임신한 흡연자의 경우 금연 효과 두 배 이상

현금이나 바우처를 제공하는 인센티브 프로그램이 금연 가능성을 최대 54% 더 높인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금이나 바우처를 제공하는 인센티브 프로그램이 금연 가능성을 최대 54% 더 높인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코크란 데이터베이스 오브 시스템 리뷰(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에 발표된 영국과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금전적 인센티브는 특히 임신한 흡연자에게 효과가 더 커 금연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더 높았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노리치의대의 케이틀린 노틀리 교수(중독과학)는 “흡연은 전 세계적으로 예방 가능한 건강 악화와 조기 사망의 주요 원인이며, 금연은 사람들이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게 해 준다”라며 “우리는 이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흡연자와 임산부도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매우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금연에 대한 금전적 인센티브에 대한 증거는 확실하지 않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그래서 14개 논문을 포함 47개의 이전 연구(총 2만2000명 대상)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결과, “임신 중인 사람들이 실제로 담배를 끊고 금연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확실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미국 애머스트대의 제이미 하트만-보이스 교수(보건정책학)는 밝혔다.

사람들이 중독과 싸우는 데 도움이 되는 보상을 제공하는 이러한 접근 방식은 ‘수반성 관리(contingency management)’ 모델의 하나다. 인센티브는 본질적으로 긍정적 강화로 작용해 행동 수정에 도움을 준다.

분석 대상이 된 연구들은 제공되는 금전적 인센티브가 매우 다양했다. 어떤 연구에서는 참가자의 계좌에 돈 입금 액수를 확인시켜줬고, 어떤 연구에서는 45달러부터 시작해 1200달러(약 175만 원) 가까운 장려금을 제공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이러한 인센티브가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었다.

금전적 인센티브를 받은 흡연자 100명 중 약 10명이 6개월 이상 금연을 유지했다. 반면 인센티브가 없던 흡연자는 100명 중 7명만이 6개월 이상 금연했다. 임산부의 경우 그 효과는 더욱 뚜렷해 인센티브를 받는 100명 중 13명이 6개월 이상 금연에 성공한 반면 인센티브가 없는 임산부는 100명 중 6명만이 그러했다.

어느 정도의 인센티브가 금연에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한 증거는 아직 불분명하다. 연구진은 “다양한 가치의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금연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낼 수 있는 충분한 증거는 없었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사람들이 중독과 싸우는 데 도움이 되는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최초의 주라고 하트만-보이스 교수는 소개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메타암페타민이나 코카인과 같은 마약 사용을 중단하는 사람들에게 소액의 기프트 카드 또는 기타 보상을 제공한다. 2021년 캘리포니아주가 연방 정부의 승인을 받은 이후 14개 주에서 이러한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하트만-보이스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마약 사용 자체를 혐오하기 때문에 마약 중독자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혐오감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끊을 수 있다면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전적 인센티브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모든 사람이 금연할 수 있는데, 단지 돈을 받지 못해서 금연하지 못했을 뿐'이라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금전적 보상이 니코틴 중독에 크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의 심리적 보상 시스템에 효과를 발휘한다는 여러 증거가 있다”면서 “돈을 받고 금연을 결심한 게 아니라 금전적 보상이 실제 뇌에 자극을 줘 금연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다음 링크(https://www.cochranelibrary.com/cdsr/doi/10.1002/14651858.CD004307.pub7/full)에서 해당 논문을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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