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버섯 복용한 사람 뇌 봤더니...자의식 관련 뇌 신경망 교란됐다
자아, 공간. 시간 인식 관련 ‘기본 모드 네트워크’의 비동기화 유발
미국 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WUSTL) 의대 연구진이 이끈 이번 연구결과는 실로사이빈이 뇌의 연결을 더 유연하게 만들 수 있으며, 이는 생각과 행동의 엄격한 부적응 패턴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우울증과 같은 정신 건강 상태를 치료하기 위해 이 약물이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배경 노트에서 실로사이빈이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우울증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1960년대 후반 미국 연방정부가 이를 불법 약물로 간주하면서 연구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오리건주와 콜로라도주 등에서 실로사이빈빈이 합법화되면서 그에 대한 연구가 다시 활발해졌다는 설명이다.
논문의 주저자인 WUSTL의 조슈아 시겔 박사(신경학)는 “요즘 우리는 실로사이빈의 심리적 효과와 분자/세포적 효과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둘을 연결하는 수준, 즉 기능적인 뇌 네트워크 수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통제된 상황에서 실로사이빈을 복용하겠다는 소수의 성인을 모집했다. 연구진은 그들에게 25㎎의 실로사이빈 투약 전후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다양한 뇌 영역의 활동을 측정하는 것을 3주간 평균 18회 실시했다.
그 결과 실로사이빈이 뇌의 기본 모드 네트워크에 일시적인 비동기화를 일으킨다는 것이 밝혀졌다. 기본 모드 네트워크는 뇌가 특별한 작업을 하지 않을 때 모두 활성화되는 상호 연결된 신경세포 집합으로 주로 자의식과 성찰을 수행한다.
실로사이빈은 이 기본 모드 네트워크에 속한 신경세포들의 의사소통을 방해함으로써 일시적으로 동기화가 이뤄지지 못하게 만들었다. 실로사이빈의 약효가 사라지면 기본모드 네트워크는 제 기능을 회복했지만 작은 차이는 몇 주 동안 지속됐다.
이번 연구는 이렇게 기본 모드 네트워크가 비동기화하는 것이 급성 환각 상태를 초래함을 시사한다. 또 그를 통해 자아, 감정 및 삶에 대한 생각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뇌 영역의 신경활동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중독 증세가 있는 사람들에게 중독물질과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거나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실로사이빈 같은 환각제의 효능을 조사하기 위해 다양한 환자 모집단과 요인 연구 설계를 사용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한 검증과정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또 LSD 또는 DMT와 같은 다른 환각제와 MDMA(엑스타시) 또는 케타민 같은 향정신성 물질이 뇌 영역 사이의 의사소통에 유사한 효과를 갖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도 필요해 보인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7624-5)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