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동맥고혈압 신약 ‘소타터셉트’ 허가…1바이알 1800만원

美FDA, 생물학적제제 첫 승인...MSD "연간 약값 약 3억원"

소사터셉트 바이알 제품. [사진=MSD]

사망률이 높은 난치성 질환인 폐동맥고혈압(PAH) 분야에 신약 ‘소타터셉트’가 글로벌 최초로 승인을 받았다. 소타터셉트는 다국적 제약사 MSD가 개발한 혁신신약으로, 단순 증상 조절 목적이 아닌 폐동맥고혈압의 근본 원인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높은 가격을 놓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품이 선공개된 미국에서 현지 약가가 1800만원 정도로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6일(현지시간) MSD의 소타터셉트를 폐동맥고혈압 치료제로 최종 허가했다. 소타터셉트는 3주 1회 피하주사하는 용법으로, ‘윈리베어(Winrevair)’라는 제품명이 붙었다. 회사에 따르면 소타터셉트는 제품 한 바이알 당 1만4000달러(약 1800만원)의 약가가 책정될 예정이며, 연간 치료비용은 23만8000달러(약 3억1900만원)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다.

MSD는 이날 성명을 통해 “소타터셉트의 미국 약가는 폐동맥고혈압 분야에서 FDA 승인을 받은 첫 생물학적 제제라는 점과, 최초의 액티빈 신호 억제제라는 혁신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폐동맥고혈압은 심장과 폐를 연결하는 폐동맥에 이상이 생겨 혈압이 과도하게 상승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 대부분 중년기에 발병해 진단 후 5년 이내에 환자의 절반이 사망한다. 더욱이 흔하게 발생하는 폐고혈압(PH)이 폐동맥고혈압으로 진행할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기존 치료법은 혈압약인 고용량 칼슘채널차단제(CCB)를 사용하거나 프로스타사이클린억제제(PCA), 엔도텔린 수용체 길항제(ERA), 포스포디에스터라제-5(PDE-5) 억제제 등 10가지 이상의 약물이 폐동맥고혈압 치료에 이용됐다. 하지만 약효가 미흡해 새로운 약물 옵션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소타터셉트는 MSD가 2021년 바이오기업 엑셀레온(Acceleron)을 115억 달러(약 15조원)에 인수하며 확보한 파이프라인이다. 이 약물은 폐동맥고혈압의 증상을 개선하는 최초의 액티빈 신호 억제제로, 혁신신약 계열로 분류된다. 폐혈관 사이의 비정상적인 신호를 차단해 폐동맥고혈압의 진행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약물 작용을 보면 난포자극호르몬 수치를 높이는 단백질인 액티빈에 영향을 미쳐 폐동맥고혈압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한다. 혈관 세포의 증식을 조절하는 동시에 혈관 및 심장 우심실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효과가 확인된 것이다.

MSD 글로벌 임상개발 총괄책임자인 요르그 코글린 박사는 “지난 20년 동안 폐동맥고혈압의 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 점점 많아지기는 했다”며 “약물 요법으로 환자들이 조금 더 오래 걷고 잘 대처할 수 있었지만, 정작 사망률은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타터셉트의 주요 3상 임상인 ‘STELLAR’ 연구를 보면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임상적 악화까지 걸리는 시간이 80% 이상 늦추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는 아주 극적인 효과로, 연구에 참여한 환자 중 상당수가 실제로 질병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폐동맥고혈압 시장은 존슨앤드존슨(J&J)이 독주 중이다. 지난해 총 73억 달러 규모의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시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였다. 프로스타사이클린 수용체 작용제 계열 ‘업트라비’의 작년 매출은 16억 달러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으며, 엔도텔린 수용체 작용제 ‘옵서미트’ 또한 14% 증가한 2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엔 옵서미트와 PDE-5 계열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 타다라필을 결합한 복합제 신약 ‘옵신비(Opsynvi)’를 FDA에서 허가받았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로파시마켓 인사이트는 “이 시장이 매년 5.5%씩 성장해 2032년에는 122억 달러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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