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비디오도 위험… ‘젖먹이 비디오 증후군’

젖먹이 자녀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보듬으며 키우지 않고, 동영상에 애를 맡기면 정서와 지능발달에 장애가 오는 젖먹이 비디오 증후군이 생길 수도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4세 미만 아이에게도 동영상 시청을 자주 허락하는 부모가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가 대세인 시대에 아이에게도 재미있는 동영상쯤 보여줘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퀄리티가 좋은 학습용 비디오는 아이들에게 적절한 자극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이른 시기에 과도한 동영상에 노출되면, 어린 아기의 뇌 발달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정신과에서 아이의 ‘뇌 발달’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틈만 나면 각종 동영상을 본 것이 문제이다. 엄마가 젖먹이 자녀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보듬으며 키우지 않고, 동영상에 애를 맡겨 정서와 지능발달에 장애가 온 것을 ‘젖먹이 비디오 증후군’라고 부른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2세 미만, 동영상 시청은 해로워

미국소아과학회(AAP)는 “2세 미만의 아이에게 TV, 동영상 등을 보게 해선 안 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엄마들이 ‘학습 비디오’를 경쟁적으로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말이 지나치게 늦거나 이상한 행동을 보여 병원에 온 4세 미만 아이 중, 20∼30%가 비디오 증후군에 해당한다. ‘애 보는 비디오’, ‘주입식 학습 비디오’의 부작용을 조심해야 한다.

◆ ‘젖먹이 비디오 증후군’의 대표 증상

비디오 증후군을 보이는 아기들은 엄마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혼자 노는 것을 즐긴다. 처음 TV에 빠져들 땐 밥을 먹으면서도 TV에 눈을 떼지 않고, 누가 불러도 거의 돌아보지 않는다. 미국소아과학회에 따르면, 젖먹이 비디오 증후군은 △주의력결핍장애 △과잉행동장애 △언어발달장애 △사회력적응장애 등 정신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지난친 동영상 시청은 ‘뇌회로망’ 형성 방해

젖먹이 아기의 뇌는 엄마의 사랑이 담긴 말을 배운 뒤, 이 말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회로를 만든다. 이 회로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뇌회로망 전체가 뒤죽박죽이 돼 평생 정신적 문제를 안고 살 위험이 크다. 그런데 ‘정서’가 빠진 동영상의 언어는 뇌회로망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게다가 카메라의 현란한 화면은 뇌신경 회로 형성에 혼란을 준다. 평상시의 자연스런 자극을 시시한 것으로 느끼게 하고, 회로망 형성을 방해하기도 한다. 또한 동영상은 아기의 뇌를 수동적으로 만들 위험이 있다. 특히 주입식 학습비디오가 해롭다. 무엇보다 동영상은 아기가 부모나 주변 환경으로부터 자연스런 자극을 받아들일 기회를 빼앗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엄마가 아기 옆에서 자꾸 말을 걸어야

2세 미만의 아기에겐 동영상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더 좋다. TV를 보지 않을 수 없다면, 사람이 많이 나오는 화면을 보여주고 엄마가 아기 옆에 꼭 붙어있으면서 자꾸 말을 걸어야 한다. 이미 동영상에 많이 노출돼 아기가 말이 늦거나 혼자서 노는 것을 좋아하면, 무조건 ‘끊어야’한다. 동영상을 최소한 3, 4개월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자주 안아주고 놀이터에 데리고 나가 함께 놀아준다. 그래도 아기가 엄마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거나 말이 늦으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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