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편해야 만사형통…장 건강이 핵심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건강한 장이 건강한 당신'이라는 문구가 들어있는 이미지
장 건강은 신체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척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가 편해야 웰빙이 가능하다. 음식을 잘 먹고, 잘 소화시키고, 잘 배출해야 활동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과정의 중심에는 장 건강이 있다”며 “튼튼한 장은 전반적인 건강의 척도”라고 말한다.

장이 튼튼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장 건강은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장 건강은 단지 좋은 소화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반적인 신체 건강에 필수적이다.

◇장 건강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력

위장을 비롯해 대장, 소장 등 내장에는 유익하거나 해로운 종류를 포함해 수조 개의 미생물이 살고 있다. 이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군집)으로 불린다. 이 마이크로바이옴 내에서 미생물의 건강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와 운동, 약물, 심지어 유전학과 같은 요인은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과 다양성에 영향을 미쳐 건강의 여러 측면에서 좋든 나쁘든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장 건강은 기분에서 면역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장 건강이란 식도에서 장에 이르기까지 음식을 몸이 사용하는 개별 영양소로 분해하고 흡수하는 전체 소화 계통의 건강을 포함한다.

전문가들은 “첫 소화는 입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음식물이 위장, 소장, 대장으로 계속 이동해 소화 및 흡수를 거쳐 폐기물은 배설물로 빠져 나가게 된다”고 말한다. 장내 미생물은 음식을 분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 소화를 쉽게 만든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장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일부 장내 미생물은 운동선수에게 특별한 기량을 갖게 한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사람에 따라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어떤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음식이 다른 사람에게는 자극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장은 소화뿐만 아니라 호르몬 조절과 면역 체계 활동을 지원한다. 특히 면역 세포의 70% 이상이 위와 장에서 발견된다. 장 건강은 면역 기능에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장의 벽은 바이러스와 곰팡이 및 유해 박테리아를 막는 장벽 역할을 한다. 이 장벽은 때때로 ‘장 누수’로 불리는 상태가 돼 불순물들이 혈류에 들어가 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장 누수를 유발하는 요인은 한 가지가 아니라 식단, 염증 및 항생제 사용을 포함한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과민성대장증후군, 염증성 장 질환 및 셸리악병 등은 장 누수의 가능성을 증가시켜 이러한 상태를 가진 사람들을 감염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

연구에 따르면 장 건강이 정신 건강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 장과 뇌 사이의 이러한 통신은 ‘장-뇌 축’으로 알려져 있다. 장내 박테리아는 신경계를 자극해 미주 신경을 통해 뇌에 메시지를 보내는 힘이 있다. 장내 미생물은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 전달 물질을 방출해 기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장 건강 징후

장이 건강한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모든 사람이 다르지만 하루에 세 번에서 일주일에 세 번 정도 배변하는 것을 정상으로 간주한다”며 “배변 작용이 매우 느리거나 매우 빠르면 소화에 문제가 있다는 징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변은 중간 부분이 짙은 갈색을 띠고 매끄럽고 소시지 모양이어야 좋다. 변이 통증, 과도한 팽만감 또는 가스가 없이 나와야 한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7000여만 명이 소화 장애로 고통 받고 있다. 장 건장이 나쁘다는 신호로는 △복부 팽만감 △묽은 변 △변비 △속 쓰림 △메스꺼움 및 구토 등이 있다. 또 다른 징후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피로와 질 낮은 수면 : 연구에 따르면 불균형한 장내 미생물군집이 수면 장애와 낮은 에너지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 트러블 : 피부 손상은 장 건강이 좋지 않은 증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입 냄새 : 입은 위장관의 관문이기 때문에 입 냄새는 소화 계통에 뭔가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와 함께 배변 습관의 변화도 징후로 꼽힌다.

◇장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최적의 장내 건강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과 풍부함으로 특징지어진다. 이는 유익한 균주에 유리한 균형을 이루는 상태가 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조성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다.

△출산 형태

장 건강은 태어날 때부터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종종 간과되는 요인으로는 질 분만 또는 제왕절개를 통해 아이가 태어나는지 여부와 젖을 먹였는지 여부가 포함된다”고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질 분만을 통해 태어나고, 모유 수유를 한 유아의 장 다양성이 더 높다.

이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과학자들은 신생아가 다른 환경적 요인보다 먼저 산모의 질 박테리아에 노출된다고 믿고 있다. 모유를 마시면 미생물 군집이 더욱 풍부하게 된다.

△식습관

식습관은 장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초가공식품의 과다 섭취는 미생물 다양성의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초가공식품은 소금, 설탕, 포화 지방이 많은 것으로 정의된다. 과일, 채소, 통곡물, 콩류, 견과류 및 씨앗류를 포함한 섬유질이 풍부한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내 좋은 박테리아에 연료를 공급하는 프리바이오틱스 식품(마늘, 아스파라거스, 사과 등)과 유산균이 들어있는 생균제, 즉 프로바이오틱스 식품(요구르트, 김치 등 발효 음식)이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연구에 따르면 식물성 식단이 락토바실러스 및 비피더스균과 같은 더 높은 수준의 유익한 박테리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

항생제는 감염과 싸울 수 있는 힘이 있지만 장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이는 유익한 박테리아와 해로운 박테리아를 구별하지 않아 전반적인 장내 세균 총을 고갈시키고 다양성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생활 습관 및 환경 요인

유전적, 생활 습관적 그리로 환경적 요인은 장 다양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는 독소 노출, 부적절한 수면, 통제되지 않는 스트레스, 운동 부족, 항생제 남용, 흡연, 음주 등이 포함된다. 이런 요인은 장의 내벽을 약화시켜 면역 체계를 손상시킨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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