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체중계 숫자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식단을 관리하는 데도 줄어들지 않는 몸무게를 보며 좌절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체지방이 줄어도 근육량이 늘거나 체내 수분량이 달라지면 몸무게는 그대로 유지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체중계 숫자 외에 다이어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지 알아볼 방법은 없을까.
‘사나약사’라는 별칭으로 활동하는 여도현 약사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살이 빠지고 있다는 신호 5가지’를 소개했다.
그는 “몸무게는 생각보다 식사 타이밍이나 수분량 변화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체지방이 빠지고 있는지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체중계 숫자는 그대로여도 실제로 살이 빠지고 있는 신호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하게 추위를 심하게 느낀다”
여 약사가 1위로 언급한 신호는 추위에 민감해지는 현상이다. 그는 “이상하게 남들보다 더 추위를 강하게 느낀다면 몸을 감싸주던 체지방 단열재가 얇아지면서 기온 변화에 더 민감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체격과 체성분은 추위에 대한 신체 반응과 관련이 있다. 2017년 국제학술지 ≪열생물학저널(Journal of Thermal Biolog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마른 남성 20명과 과체중 남성 20명을 비교했다. 마른 남성은 평균 22.1도, 과체중 남성은 19.5도에서 추위에 대응하는 열 생산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좋아하던 과자가 너무 달게 느껴진다”
여 약사는 “간식을 줄이고 한 3개월이 지나면 똑같은 디저트도 더 달게 느껴진다”며 “식단을 꾸준히 지켜야 오는 신호”라고 말했다.
실제로 설탕 섭취를 줄이면 단맛을 느끼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2016년 ≪미국임상영양학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성인을 대상으로 3개월간 설탕 섭취를 줄였을 때 미각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설탕 섭취를 제한한 집단은 3개월째 특정 푸딩의 단맛을 대조군보다 약 40% 강하게 느꼈다.
다만 단맛을 더 강하게 느끼는 것과 단 음식을 덜 좋아하게 되는 것은 별개다. 연구에서는 단맛에 대한 선호도가 유의하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따라서 이런 변화는 당류 섭취 감소에 적응한 결과일 수 있지만, 체지방 감소 자체를 입증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식후 2시간 안에 배가 고프지 않다”
여 약사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면 혈당이 확 올랐다가 내려가면서 허기지기 쉽다”며 “식단에 균형이 잡히면 혈당이 안정되면서 간식을 덜 찾고 배부른 느낌이 좀 오래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식사의 구성은 포만감에 영향을 준다.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충분한 식사는 포만감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은 소화와 영양소 흡수 속도에 영향을 주며, 단백질은 포만감 조절에 관여하는 여러 호르몬 반응과 관련이 있다.
“위장에서 올라오던 신물이 줄었다”
여 약사는 “살이 너무 찌면 배가 위를 누르면서 위산이 거꾸로 올라오기 쉽다”며 “가슴이 쓰리기도 하고 목이 좀 따끔하고 칼칼한 게 증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속이 편해졌다는 건 배를 누르던 살이 줄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의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 변화다. 복부 비만은 복강 내 압력을 높여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병·신장질환연구소(NIDDK)는 과체중이나 비만이 있는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에게 체중 감량을 권고한다. 체중을 줄이면 위식도역류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잘 때 한 번도 깨지 않고 숙면 취한다”
마지막으로 여 약사는 수면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몸에 쌓인 지방은 염증 물질을 계속 내보내는데, 이게 잠을 방해하고 계속 긴장 상태로 만든다”며 “요즘 안 깨고 계속 잔다면 지방이 빠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만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목과 상기도 주변에 지방이 축적되면 기도가 좁아져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거나 악화할 수 있다. 이 경우 수면 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방해받으면서 잠에서 자주 깨게 된다.
이처럼 다이어트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신체 변화는 체중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체지방 감소 여부를 확인하려면 체중뿐 아니라 허리둘레와 체성분 변화 등을 일정 기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