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면서 예전보다 손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병뚜껑이 잘 열리지 않거나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기 버거워지는 등 일상생활에서 변화를 느끼기도 한다. 단순히 손의 힘이 약해진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중년 이후 악력 감소는 전반적인 근력 저하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악력이 중요한 이유와 근력 유지법을 알아본다.
병뚜껑 열기 힘들어졌다면?…악력은 전신 건강의 지표
악력은 아귀힘 또는 손아귀 힘이라고도 하며, 손으로 물체를 쥐는 힘을 뜻한다. 악력이 약하다고 반드시 전신 근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근력 저하를 의심해 볼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실제로 나이가 들면 근육량과 근력이 점차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신체활동 부족과 노화에 따른 근육 변화가 겹치면서 근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러한 근력 저하는 손뿐 아니라 팔과 다리 등 여러 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은 지난 8월 우리나라 노인의 근감소증 현황과 악력 저하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악력이 저하된 노인 중 85.0%에서 근감소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80세 이상 노인의 악력 저하율은 39.7%로, 10명 중 4명꼴이었다. 이는 악력 감소가 노년기 근육 건강을 살펴보는 중요한 지표임을 보여준다.
근감소증 확인할 때도 악력 측정…걷는 속도까지 느려졌다면?
악력은 근감소증을 평가할 때 중요한 지표로도 활용된다. 근감소증은 노화나 질병 등의 영향으로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고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단순히 근육량이 적은 것뿐 아니라 실제로 얼마나 힘을 낼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악력계를 이용해 측정한 아귀힘이 남성 28kg 미만, 여성 18kg 미만이면 근력 저하로 판단한다. 악력계는 손잡이를 최대한 강하게 쥐었을 때 발생하는 힘을 측정하는 기구다. 다만 이 수치는 주로 노년층의 근감소증 평가에 활용되는 기준으로, 악력 수치만으로 근감소증을 확진하지는 않는다. 근육량과 보행속도, 의자에서 일어나는 능력 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일상에서 근력 저하를 의심할 만한 신호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의자에서 손을 짚지 않고 일어서기 어렵거나 계단을 오르기 힘들고, 걷는 속도가 이전보다 느려졌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반복해서 넘어지는 것도 주의해야 할 변화다.
다만 손에 힘이 빠지는 원인이 모두 근감소증인 것은 아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이나 관절 질환, 신경 손상 등으로도 악력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갑자기 한쪽 팔에 힘이 빠지면서 얼굴 마비나 언어장애가 동반된다면 즉시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손 운동만으로 충분할까?…하체·전신 근력 함께 길러야
악력기나 고무공을 쥐었다 펴는 운동은 손과 팔의 근육을 단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전반적인 근력 저하를 예방하려면 손과 팔뿐 아니라 전신 근육을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에서는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 벽 짚고 팔굽혀펴기, 발뒤꿈치 들어올리기 등의 운동을 할 수 있다. 특히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은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벽을 짚고 하는 팔굽혀펴기는 일반 팔굽혀펴기보다 부담이 적어 근력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시도하기 좋다.
질병관리청도 성인에게 주 2일 이상 근력운동을 권고한다. 주요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면서 한 세트에 8~12회 반복하는 것이 기본이다. 운동이 익숙해지면 무게나 세트 수를 점차 늘리고, 같은 근육을 운동한 뒤에는 하루 이상 휴식하는 것이 좋다.
근육 건강에는 영양 섭취도 중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 규칙적인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하고,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달걀이나 생선, 살코기, 두부, 콩류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매 끼니 적절히 챙기는 것도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