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침과 가래가 한 달 동안 이어지다가 피가 섞여 나오고 가슴 통증까지 생긴 57세 여성. 검사에서 폐암이 의심됐지만, 수술 중 폐 조직에서 발견된 것은 이쑤시개였다.
레바논 노트르담 드 세쿠르 대학병원 의료진은 해당 사례를 국제학술지 《의료증례보고서저널(Journal of Medical Case Reports)》에 ‘A chronic intra-parenchymal foreign body mimicking lung cancer in a healthy adult: a case report’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검사에서 암 의심됐지만, 조직검사로도 원인 못 찾아
여성은 약 한 달간 가래가 나오는 기침을 하다가 최근 피 섞인 가래와 왼쪽 가슴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통증은 등과 왼팔까지 뻗쳤다. 비흡연자였으며,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에서는 왼쪽 폐 아래쪽에 약 2.2×1.8㎝ 크기의 병변이 확인됐다. 해당 부위는 검사에 사용하는 물질을 활발하게 흡수해 암이 의심됐다.
의료진은 내시경검사를 시행했지만 원인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어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보면서 병변 조직을 채취해 검사했으나 암세포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병변의 정체가 밝혀진 것도 아니었다. 증상이 계속되고 영상검사에서도 암 가능성이 남아 있어, 의료진은 병변이 있는 폐 일부를 잘라내 확인하기로 했다.
폐 조직에 박힌 이쑤시개…수술 후 증상 사라져
수술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물체가 발견됐다. 폐 조직 안에 나무 이쑤시개가 박혀 있었다. 그 주변에 만성 염증이 생겨 있었다. 의료진은 이쑤시개가 포함된 폐 조직을 제거했다. 이후 조직검사에서 암은 확인되지 않았다.
여성은 합병증 없이 회복해 퇴원했으며, 수술 2주 뒤 진료에서도 별다른 증상을 보고하지 않았다.
여성은 평소 이쑤시개를 자주 사용했다고 밝혔지만, 이쑤시개가 기도로 들어간 일은 기억하지 못했다. 따라서 언제 어떤 상황에서 이쑤시개가 폐로 들어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폐에 남은 이물질, 염증 일으켜 암처럼 보이기도
음식물이나 침, 작은 물체 등이 식도가 아닌 기도로 들어가는 것을 ‘흡인’이라고 하며, 이로 인해 갑자기 심하게 기침하는 증상을 흔히 ‘사레’라고 부른다. 다만 이물질이 기도로 들어가도 뚜렷하게 기침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건강한 성인에게 이런 사례는 드물게 발생한다. 이물질이 들어간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기침 등 다른 호흡기 질환과 비슷한 증상만 이어져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이번 사례는 이물질이 기관지 안에 걸려 있는 대신 폐 조직 안에 박혀 있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기관지내시경으로 확인하기 어려웠고, 주변에 생긴 염증이 영상검사에서 암을 의심하게 하는 병변처럼 보였다.
의료진은 이물질이 기도로 들어간 기억이 없더라도,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기침이나 폐 병변이 지속된다면 드물게 이물질이 원인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레 든 뒤 기침·쌕쌕거림 나타나면 진료받아야
사레가 가라앉았다고 해서 이물질이 반드시 몸 밖으로 빠져나온 것은 아니다. 기도를 막았던 이물질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고 폐 쪽으로 들어가면 수일 뒤 기침이나 쌕쌕거리는 숨소리, 폐렴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생기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입안에 이물질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손가락을 넣어 꺼내려는 행동은 위험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이물질로 기도가 막혀 말을 하거나 숨을 쉴 수 없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기도로 들어간 이물질이 폐암처럼 보일 수 있나요?
A. 드물지만 가능하다. 이물질이 오래 남아 주변에 염증을 일으키면 영상검사에서 폐암이 의심되는 병변처럼 보일 수 있다. 이번 사례에서도 수술 후 이쑤시개와 만성 염증이 확인됐으며, 암은 발견되지 않았다.
Q2. 이번 여성은 이쑤시개가 폐로 들어간 사실을 몰랐나요?
A. 여성은 평소 이쑤시개를 자주 사용했지만, 기도로 들어간 일은 기억하지 못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폐로 들어갔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Q3. 사레가 가라앉은 뒤에도 병원을 찾아야 하나요?
A. 기침이나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나타나거나 계속된다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물질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폐 쪽으로 들어가면 수일 뒤 기침이나 폐렴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이런 경우 즉시 병원을 방문하도록 안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