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

생후 4개월 아기에게 사춘기 증상?⋯자궁출혈로 수혈 5차례

요르단 6세 여아, 자궁내막서 암 전 단계 병변 발견⋯여성호르몬 수용체 유전자 변이도 확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생후 4개월부터 사춘기 증상이 나타난 요르단 여아의 왼손 X선 영상. 4세 때 검사한 뼈 나이는 약 5세 5개월로, 실제 나이보다 1년 이상 앞서 있었다. 사진=《옥스퍼드 의학 증례보고(Oxford Medical Case Reports)》 2026년 논문 Figure 4

태어난 지 4개월 된 여자아기의 가슴이 발달하고 질에서 피가 비쳤다. 출혈이 반복되면서 아이는 심한 빈혈로 다섯 차례나 수혈받아야 했다. 검사에서는 자궁내막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는 병변과 여성호르몬 작용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까지 발견됐다.

요르단 퀸라니아 알압둘라 어린이병원의 파디 아이야시 등 연구진은 이 사례를 10월 17일 국제학술지 《옥스퍼드 의학 증례보고(Oxford Medical Case Reports)》에 발표했다. 논문 작성 당시 아이는 6세 7개월이었다.

생후 4개월부터 질 출혈⋯심한 빈혈로 수혈 5차례

아이는 생후 4개월부터 가슴이 발달하고 소량의 질 출혈이 나타났다. 키도 빠르게 자랐다. 4세 때 검사한 뼈 나이는 5세 5개월로, 실제 나이보다 1년 이상 앞섰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출혈이 반복되면서 헤모글로빈 수치가 한때 4.7g/dL까지 떨어졌다.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5세 미만 어린이의 중증 빈혈 기준인 7g/dL보다 훨씬 낮았다. 몸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기 어려운 위험한 상태로, 아이는 이 기간에 다섯 차례 수혈받았다.

정밀검사에서는 자궁경부와 질에 혹이, 자궁 안쪽에는 여러 개의 용종이 발견됐다. 조직검사 결과는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이었다. 자궁내막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상태로, 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는 병변이다.

뇌 검사에선 이상 없는데⋯유전자 변이 발견

성조숙증은 여아에게 8세 이전에 가슴 발달 등 사춘기 변화가 나타나는 상태다. 대개 뇌에서 사춘기를 시작하라는 신호가 너무 일찍 나오면서 발생한다.

하지만 이 아이는 사춘기를 조절하는 호르몬 수치가 낮았고,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었다. 의료진은 뇌의 조절 신호와 관계없이 성호르몬이 작용하는 '말초성 성조숙증'으로 판단했다.

유전자 검사에서는 ESR1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다. 이 유전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신호를 받아들이는 수용체를 만든다.

이번 변이는 일부 유방암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여성호르몬이 없어도 수용체가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아이의 사춘기 증상과 자궁내막 병변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치료 역시 쉽지 않았다. 여성호르몬 생성을 억제하는 레트로졸로는 출혈을 조절하지 못했다. 2023년 9월부터 타목시펜을 투여하자 증상이 나아지고 혹도 줄었다. 그런데 2025년 2월 혹이 다시 커져 논문 작성 당시에는 두 약을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성조숙증과 ESR1 유전자 변이, 자궁내막의 암 전 단계 병변이 함께 나타난 매우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전자 변이가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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