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

3년간 까닭모를 체중감소·구토 25세女⋯알고보니 ‘동화 속 라푼젤’?

머리카락 삼켜 위에서 38cm 모발덩어리(위석) 발견/두 차례 내시경 실패 끝에 복강경으로 꺼내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여성이 구토 증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3년간 까닭 모를 구토와 체중 감소 증상을 보이던 20대 여성이, 틈만 나면 머리카락을 삼켜 위에 큰 모발덩어리(위석)가 생긴 ‘라푼젤 증후군’ 환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5세 여성은 최근 3년 동안 이유를 알 수 없는 체중 감소와 조기 포만감, 식후 구토에 시달렸다. 최근에는 음식물을 삼키기 힘든 연하곤란까지 겹쳐 병원을 찾았다. 정밀 검사 결과, 위 내강 전체가 섭취된 머리카락이 뭉쳐 만들어진 거대한 모발덩어리(위석)로 가득 차 있었다. 이 덩어리는 위에서 소화된 음식물이 소장으로 나가는 출구(유문부)를 넘어 십이지장의 먼 곳(원위부)까지 길게 뻗어 있는 ‘라푼젤 증후군’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크로이던 대학병원 연구팀은 이 환자의 모발 덩어리를 내시경으로 두 차례에 걸쳐 제거하려 했으나 덩어리의 밀도가 너무 높고 단단해 실패했다. 연구팀은 개복 수술 대신 복강경 위절개술을 하기로 했다. 환자의 복부에 작은 포트를 여러 개 삽입한 뒤 위 전방을 약 12cm 절개해 길이 38cm, 무게 220g의 거대한 모발 덩어리와 약14cm의 십이지장 꼬리 부분을 아무 탈 없이 빼냈다. 수술 후 조영제 검사에서 누출이나 폐색 없이 정상적인 통과가 확인됐다. 환자는 합병증 없이 회복해 수술 6일 만에 퇴원했다.

이 사례 연구 결과(A Hairy Tail of Rapunzel Syndrome: A Video Case Report of the Laparoscopic Management of a Giant Trichobezoar Causing Gastric Outlet Obstruction)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라푼젤 증후군은 섭취된 모발이 위장관 안에 쌓이는 병이다. 머리카락을 강박적으로 뽑는 발모강박증과 이를 삼키는 모발섭식증을 가진 젊은 여성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머리카락은 소화되지 않고 위 주름 속에 뭉쳐 서서히 크기가 커지며 복통, 구토, 조기 포만감, 철결핍성 빈혈 및 단백질-에너지 영양실조 등을 일으킨다. 초기 증상이 눈에 띄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기 쉽다. 방치하면 위 궤양, 출혈, 위 천공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통계를 보면 강박장애 및 관련 정신건강 진료 인원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위장관 내에 거대한 모발 덩어리를 형성하는 라푼젤 증후군은 매우 드물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위장관 폐색과 달리 이 병이 환자의 심리적 기저 원인과 직결돼 있어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원인 물질 제거만으로는 근본 원인인 강박적 행동을 해결할 수 없다. 수술 후 정신과적 평가와 인지행동치료 등 지속적인 심리적 관리가 재발 방지를 위해 필수적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라푼젤 증후군은 어떤 사람에게 주로 발생하나요?

A1. 주로 젊은 여성이나 소아 청소년층에서 드물게 발생하며, 머리카락을 뽑는 발모강박증과 이를 삼키는 모발섭식증 병력이 있는 경우에 주로 나타납니다.

Q2. 수술 외에 내시경으로 치료할 수는 없나요?

A2. 크기가 작고 부드러운 모발 덩어리는 내시경으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덩어리가 거대하고 단단하며 소장 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라푼젤 증후군의 경우 내시경적 제거가 매우 어렵고 장 천공 위험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수술을 주로 선택합니다.

Q3. 수술 후 다시 병이 재발할 위험은 없나요?

A3. 물리적으로 모발 덩어리를 제거하더라도 머리카락을 삼키는 근본적인 행동 습관이 치료되지 않으면 재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수술 후 정신과적 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꾸준히 받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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