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2일 (목)

“독일까? 약일까?”…복사기도 안다는 ‘사내연애’, 현명하게 하려면

사내연애, 업무 몰입·성과와 긍정적 관계…연애 숨기면 심리적 부담 커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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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연애는 직장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만, 관계를 숨기는 데 따른 심리적 부담이나 갈등이 업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에서 연애를 시작하면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워질까, 아니면 오히려 일할 의욕이 높아질까? 그동안 여러 연구에서 사내연애는 업무 몰입과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연애 사실을 동료들에게 숨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사내연애하면 업무 능률 올라간다?

사내연애는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와 몰입도를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9월 인도네시아 브라위자야대학교(Universitas Brawijaya) 연구진은 사내연애와 업무 성과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학술지 《지역사회 참여 회보(Bulletin of Community Engagement)》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광산기업 직원 가운데 사내연애 경험이 있거나 현재 연애 중인 3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사내연애와 직무 스트레스, 업무 몰입도, 업무 성과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사내연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직원일수록 업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업무 성과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업무에 대한 몰입도가 높을수록 성과 역시 높게 나타나 사내연애와 업무 성과의 긍정적인 관계에서 업무 몰입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슷한 결과는 미국에서도 나타났다. 2024년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SHRM)가 직장인 10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사내연애 중인 응답자의 83%는 연애가 업무 동기부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또한 참가자의 85%는 직장에서의 기분이 좋아졌다고 응답했으며, 직장 내 소속감과 조직에 대한 헌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도 각각 83%, 81%에 달했다. 이는 직장생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국 직장인 절반 가까이 사내연애 숨겼다

국내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내연애를 경험한 직장인 중 절반 가까이가 동료들에게 연애 사실을 끝까지 숨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사내연애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앞선 연구에서는 사내연애가 업무 성과와 긍정적인 관계를 보였지만, 연애 사실을 주변에 알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2009년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국내 20~30대 직장인 5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2.6%가 사내연애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사내연애 경험자 가운데 연애 사실을 동료들에게 ‘끝까지 숨겼다’는 응답은 47.4%였다. 반면 ‘처음부터 밝혔다’는 응답은 3.6%에 불과했다.

연애를 숨긴 이유로는 ‘남들의 뒷담화가 싫어서’(57.3%)가 가장 많았다. 이어 ‘헤어졌을 때를 대비해서’(52.2%), ‘본인 이미지 관리상’(26.1%), ‘사내연애를 지양하는 기업문화’(19.7%) 등이 뒤를 이었다.

해당 조사는 17년 전 발표된 자료로, 현재 직장인들의 인식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사내연애를 공개하는 데 동료들의 시선과 직장 내 인간관계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내 연애와 업무 성과, 동시에 잡으려면?

연애와 업무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관련 심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연인을 직장 내 경쟁자가 아닌 든든한 지원군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직장에서 상사에게 질책받거나 업무에 실패했을 때 연인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받으면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다. 특히 같은 직장에 다니는 연인이라면 서로의 업무 환경을 잘 이해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사회적 지지가 스트레스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는 ‘스트레스 완충 효과(Stress-buffering Effect)’로 설명한다.

둘째, 연애 사실을 숨기는 데 쓰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다.

연인이 어려움을 겪더라도 관계가 드러날까 봐 위로하지 못하거나, 동료들 앞에서 일부러 무관심한 태도를 유지해야 할 수 있다. 이러한 감정 억제가 반복되면 심리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비밀 유지가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이어진다면 두 사람이 공개 여부를 논의하는 것도 방법이다.

셋째, 연애의 설렘을 업무에 대한 성장 동기로 활용하는 것이다.

심리학에는 연인이 서로의 목표와 이상적인 모습을 지지할수록 실제로 그 모습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미켈란젤로 현상(Michelangelo Phenomenon)’이 있다. 연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무리하게 성과를 내기보다 서로의 업무 목표를 응원하고 작은 성취를 함께 축하하는 것이 개인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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