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

“코로나 나았는데 입맛 안 돌아와”…1년 넘게 음식 맛 못 느끼는 이유는?

미각 이상 겪는 28명 조사…단맛·쓴맛·감칠맛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분자 이상 확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코로나19는 나았는데 음식 맛을 여전히 못느끼는 사람들 있다. 짠맛과 신맛은 느껴지는데 단맛이나 감칠맛은 잘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는 나았는데 음식 맛을 여전히 못느끼는 사람들 있다. 짠맛과 신맛은 느껴지는데 단맛이나 감칠맛은 잘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 감염 후 1년 넘게 이런 증상을 겪는 사람들은 혀에서 맛을 전달하는 신호에 이상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대 안슈츠의 토머스 핑거 세포·발생생물학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공동 연구진이 코로나19 이후 미각 이상이 지속되는 사람들의 미뢰(맛 감지 세포들의 구성)에서 분자 수준의 이상과 구조적 변화를 확인한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케미컬 센시스(Chemical Senses)》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 후 1년 넘게 미각 이상을 겪은 28명을 대상으로 미각 검사를 진행했다. 이들 중 코로나19로 입원한 사람은 없었다. 이어 참가자 20명의 미뢰에서 소량의 조직을 채취해 맛을 감지하는 데 관여하는 분자와 세포 구조를 살펴봤다.

미각 검사에서 28명 중 8명은 뚜렷하게 비정상적인 점수를 보였다. 11명은 특정 맛을 감지하기 어렵다고 보고했으며, 주로 단맛과 쓴맛, 감칠맛을 느끼는 데 문제가 있었다. 버섯이나 육수에서 느낄 수 있는 감칠맛과 달리, 짠맛과 신맛을 감지하는 능력은 대체로 유지됐다.

조직 분석에서는 ‘PLCβ2’라는 단백질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전령 RNA(mRNA)의 양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PLCβ2는 혀가 단맛과 쓴맛, 감칠맛을 감지할 때 생기는 신호를 증폭하는 역할을 한다. 이 단백질이 충분하지 않으면 신호가 약해져 맛을 정상적으로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

핑거 교수는 “PLCβ2는 미각세포 안에서 분자 증폭기처럼 작용한다”며 “신호가 뇌로 전달되기 전에 이를 강화하는데, 그 양이 줄면 미각 신호도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짠맛과 신맛을 감지하는 세포는 PLCβ2에 의존하지 않는 다른 신호 전달 방식을 사용한다. 연구진은 이 차이가 일부 맛을 감지하는 능력만 떨어지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봤다.

미각세포의 배열에도 변화가 있었다.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일부 참가자의 미뢰는 정상적인 모습이었지만, 다른 참가자에게서는 세포 배열이 흐트러져 있었다. 핑거 교수는 “분자 수준의 변화와 구조적 변화가 모두 지속적인 미각 기능 이상에 관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미뢰의 세포는 보통 2~4주마다 새로 교체된다. 그런데도 일부 참가자에게서는 정상적인 미각 신호 전달에 필요한 분자 과정의 이상이 감염 후 1년 넘게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환자들이 호소하는 장기적인 미각 문제를 미각세포에서 측정할 수 있는 변화와 연결하는 직접적인 생물학적 근거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미각이 변한 사람 대부분은 몇 주에서 몇 달 안에 회복하지만, 소수는 감염이 해소된 뒤에도 증상을 겪는다. 연구진은 이번에 확인한 분자 이상이 시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오는지, 미각 신호 전달을 회복시키는 치료가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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