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4일 (목)

담관암 표적약 하나 더⋯FDA, FGFR2 골라 겨냥한 신약 ‘리픽투’ 승인

HLB 계열 엘레바 신약 허가⋯‘첫 고선택적 FGFR2 억제제’로 개발, 116명서 객관적반응률 46%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엘레바 테라퓨틱스 로고. 이미지=엘레바 테라퓨틱스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담관암이나 다른 장기로 퍼진 전이성 담관암 환자에게 먹는 표적항암제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 앞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암세포에서 특정 FGFR2 유전자 이상이 확인된 성인이 대상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3일(현지시간) HLB가 과반 지분을 가진 미국 엘레바 테라퓨틱스의 신약 ‘리픽투(Lyrfigtu·성분명 리라푸그라티닙)’를 승인했다. 기존 약의 적응증을 넓힌 것이 아니라 신약허가신청(NDA)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미 치료를 받은 성인의 수술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관암 가운데 FGFR2 유전자 융합이나 다른 재배열이 확인된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FGFR2 유전자 융합은 FGFR2가 다른 유전자와 비정상적으로 이어진 상태다. 재배열은 FGFR2 유전자의 구조가 달라진 경우를 말한다. 이런 변화로 FGFR2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 일부 담관암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리픽투는 이 FGFR2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원개발사 릴레이 테라퓨틱스는 2020년 첫 환자 투약 당시 RLY-4008을 ‘임상 개발 중인 유일한 FGFR2 선택적 저분자 억제제’라고 밝힌 바 있다. 2023년 국제학술지 《암 디스커버리(Cancer Discover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첫 고선택적 FGFR2 억제제’로 소개됐다.

리픽투의 전 세계 개발·상업화 권리는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보유하고 있다.

116명 임상서 46% 객관적반응

FDA는 ‘ReFocus’ 1·2상 결과를 바탕으로 효과를 평가했다. 연구에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된 담관암 환자 116명이 참여했다. 모두 앞서 전신 항암치료를 받았고, FGFR 억제제를 사용한 적은 없었다. 비교군 없이 리픽투를 투여한 다기관 단일군 임상이다.

독립평가위원회가 영상검사를 판독한 결과 객관적반응률은 46%였다. 객관적반응률은 측정 가능한 병변이 모두 사라지는 완전반응과 크기가 일정 기준 이상 줄어드는 부분반응을 합친 비율이다. 환자 46%에서 완전반응 또는 부분반응이 확인됐다.

반응이 확인된 환자의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11.8개월이었다.

FDA가 정한 리픽투의 권장 용량은 하루 한 번 70mg이다. 병이 진행하거나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계속하기 어려워질 때까지 복용한다.

이미 약 2개 있다⋯리픽투는 무엇이 다른가

FGFR2 이상 담관암에 먹는 표적항암제가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인사이트의 ‘페마자이레(성분명 페미가티닙)’와 타이호온콜로지의 ‘리트고비(푸티바티닙)’가 먼저 허가됐다.

페마자이레는 이전 치료를 받은 수술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관암 가운데 FGFR2 융합이나 다른 재배열이 있는 성인에게 쓴다. 리픽투와 허가 대상이 비슷하다.

리트고비는 대상이 더 좁다. 이전 치료를 받은 수술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간내담관암 가운데 FGFR2 융합이나 다른 재배열이 있는 성인에게 허가됐다.

세 약은 겨냥하는 FGFR 단백질의 범위도 다르다. 페마자이레는 FGFR1·2·3을, 리트고비는 FGFR1~4를 억제한다. 리픽투는 FGFR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먹는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페마자이레는 하루 13.5mg을 14일 복용한 뒤 7일 쉬는 21일 주기로 사용한다. 리트고비는 하루 20mg을 매일 먹는다. 리픽투는 하루 70mg을 매일 복용한다.

각 단일군 임상시험에서 보고된 객관적반응률은 페마자이레 약 36%, 리트고비 약 42%, 리픽투 46%다. 숫자만 보면 리픽투가 높아 보인다.

하지만 세 수치는 서로 다른 단일군 임상시험에서 나온 결과다. 참여 환자와 연구 설계도 달라 숫자를 나란히 놓고 약효의 우열을 판단할 수 없다.

엘레바 테라퓨틱스 미국 뉴저지주 포트리 본사 내부. 사진=엘레바 테라퓨틱스 홈페이지

FGFR2 선택성 높였지만⋯부작용 차이는 더 봐야

리픽투는 FGFR 계열 가운데 FGFR2를 보다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페마자이레와 리트고비가 여러 FGFR 단백질을 함께 억제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2023년 국제학술지 《암 디스커버리(Cancer Discovery)》에 발표된 초기 임상 연구에서 이런 선택성의 가능성이 일부 확인됐다. 당시 연구진은 치료 반응이 나타난 가운데, 기존의 광범위 FGFR 억제에서 문제가 됐던 FGFR1 관련 고인산혈증과 FGFR4 관련 설사가 임상적으로 유의한 수준으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그렇다고 리픽투가 기존 약보다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같은 연구에서도 구내염과 수족증후군, 손발톱 이상 등 FGFR2 자체를 억제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 관찰됐다. 게다가 기존 약과 리픽투의 안전성 자료는 서로 다른 임상시험에서 나온 결과여서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최종 FDA 허가정보에도 주의해야 할 위험이 명시됐다. 안구 독성과 고인산혈증, 이에 따른 연조직 석회화, 태아 독성 등이다. 따라서 치료 과정에서는 눈 상태와 혈중 인산염 수치 등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릴레이가 개발 시작⋯HLB 계열 엘레바가 권리 도입

리픽투는 미국 릴레이 테라퓨틱스가 ‘RLY-4008’이라는 이름으로 개발을 시작한 약이다.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2024년 12월 릴레이로부터 전 세계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를 도입했다. 이후 신약허가신청을 비롯한 개발과 허가, 글로벌 상업화를 맡았다.

엘레바는 중국 항서제약과 간암 1차 치료제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FDA 허가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병용요법은 올해 7월 제조시설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문제로 세 번째 FDA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

간암 병용요법의 허가가 다시 미뤄진 가운데, 별도 파이프라인인 리픽투가 먼저 FDA 신약 승인을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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