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8일 (금)

“설사 한 달, 검사해도 원인 몰랐는데…대장에 꿈틀대는 '이것' 발견”

구충제 3일 복용 뒤 기침·설사 사라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계속 복통을 호소하던 남성의 대장에서 기생충이 발견됐다. 왼쪽 상단 빨간 화살표가 가리키고 있는 것이 남성의 직장에서 발견된 기생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BMC 소화기학(BMC Gastroenterology)

한 달 넘게 설사와 기침을 겪던 56세 남성의 대장과 직장에서 살아 있는 구충이 발견됐다. 특히 횡행결장(대장의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부분)과 직장(대장의 가장 끝부분)에 성충이 붙어 있었다. 구충은 보통 소장에 사는 기생충이다. 이 남성처럼 대장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논문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에 거주하는 이 남성은 2025년 10월 병원을 찾았다. 그는 약 두 달 동안 피부 발진이 반복됐다. 한 달 전부터는 기침과 묽은 설사가 이어졌다. 하루에 3~6번씩 불규칙하게 변을 봤다.

의료진의 병력 조사 결과, 남성은 맨발로 밭일을 한 경험이 있었다. 최근에는 산에서 나오는 샘물도 마셨다. 다만 연구진은 이 가운데 무엇이 실제 감염 원인이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위내시경 여러 번 했지만 안 보여…대장서 성충 발견

남성은 이전에도 다른 병원에서 위내시경을 여러 번 받았지만 기생충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검사에서도 위와 십이지장 일부에서는 기생충이 보이지 않았다. 혈색소도 정상 범위였다. 구충 감염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빈혈도 없었던 셈이다.

대신 혈액검사에서 눈에 띄는 이상이 있었다. 호산구(기생충 감염이나 알레르기 때 증가할 수 있는 백혈구)가 정상보다 크게 높았다. 의료진은 기생충 감염을 의심해 대변을 검사했고, 구충 알을 발견했다.

이어 대장내시경을 시행하자 횡행결장과 직장에서 여러 마리의 성충이 발견됐다. 일부 구충은 직장 점막에 실제로 붙어 있었고, 주변 점막에도 손상이 확인됐다. 논문에 실린 내시경 사진에서도 대장과 직장 점막에 붙은 성충을 볼 수 있다.

유전자검사 결과 기생충의 정체는 아메리카구충(Necator americanus)으로 확인됐다.

이 사례를 보고한 중국 연구진은 “이소성 기생(기생충이 평소와 다른 부위에 자리 잡는 것)은 증상이 전형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아 오진이나 진단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세심한 병력 확인과 적절한 검사가 정확한 진단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충은 보통 소장에 살아…피 빨아먹어 빈혈 일으키기도

구충은 감염된 대변으로 오염된 흙에서 자란 유충이 사람의 피부를 뚫고 들어오면서 감염될 수 있다. 특히 맨발로 오염된 흙을 밟을 때 위험이 커진다.

성충은 주로 소장 윗부분에 자리 잡는다. 장 점막에 붙어 피를 빨아먹기 때문에 감염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철결핍성 빈혈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남성은 달랐다. 빈혈은 없었고, 성충이 평소 서식 장소보다 훨씬 아래쪽인 횡행결장과 직장에서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런 위치의 감염은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왜 구충이 이 남성의 대장과 직장까지 내려와 자리 잡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구충제 사흘 복용하자 설사·기침 사라져

남성은 구충 치료에 사용하는 알벤다졸을 하루 400mg씩 사흘간 복용했다. 설사와 기침에 대한 치료와 영양 관리도 함께 받았다. 이후 기침과 설사는 사라졌고, 크게 높았던 호산구 수치도 떨어졌다. 다만 치료 후 대변검사를 다시 하지 않아 기생충이 완전히 사라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구충 감염을 막으려면 오염 가능성이 있는 흙과 접촉할 때 맨발을 피하는 것이 좋다. 처리되지 않은 물을 마시지 않고 개인위생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환자 역시 치료 뒤 이런 예방 교육을 받았다.

이 사례를 소개한 논문은 최근 국제 학술지 《BMC 소화기학(BMC Gastroenter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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