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층을 중심으로 폐렴구균성 질환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변화하는 폐렴구균 혈청형과 국내외 접종 권고를 고려한 성인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조명됐다. 소아 예방접종 확대에 따른 간접 보호 효과에도 성인에서 질환을 일으키는 혈청형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어 연령과 기저질환, 이전 접종력 등을 고려한 예방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MSD는 11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캡박시브 허가 1주년 기념 미디어 세미나’를 열고 국내 폐렴구균 역학과 국내외 예방접종 권고 변화, 성인 폐렴구균 예방 전략 등을 소개했다.
폐렴은 국내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폐렴은 암과 심장질환에 이어 국내 사망 원인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연령이 높아질수록 폐렴으로 인한 사망 부담도 커진다.
특히 폐렴구균은 성인 폐렴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 가운데 하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일상생활 중 발생하는 성인 폐렴의 약 10~30%가 폐렴구균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렴구균은 폐렴뿐 아니라 중이염·부비동염과 균혈증·패혈증·수막염 등도 일으킬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14년부터 소아 폐렴구균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NIP)으로 지원하고 있다. 2025년 소아 폐렴구균 접종률은 약 96%에 달한다. 지난해 10월부터는 20종의 폐렴구균 혈청형을 예방할 수 있는 20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20)도 NIP에 도입됐다.
높은 소아 접종률은 성인에게도 간접적인 보호 효과를 낸다. 소아에서 백신에 포함된 폐렴구균 혈청형의 감염과 전파가 줄면서 성인에서도 해당 혈청형에 의한 질환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다만 폐렴구균에는 100종 이상의 혈청형이 존재한다. 특정 혈청형이 백신 접종으로 감소하면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의 상대적인 비중이 커지는 ‘혈청형 대치’가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소아 예방접종의 간접 보호 효과와 별개로 성인에서 실제 질환을 일으키는 혈청형을 고려한 예방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폐렴구균성 질환 부담은 고령층에 집중돼 있다. 2025년 국내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 신고 440건 가운데 50세 이상이 약 77%를 차지했다. 만성 심혈관·폐질환, 당뇨병, 면역저하 상태 등 위험요인을 가진 성인은 같은 연령대의 건강한 성인보다 폐렴구균성 질환 위험도 높다.
김영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소아 백신 접종에 따른 간접 보호 효과와 기존 백신으로 채우지 못한 미충족 의료 수요로 인해 성인에게 특화된 예방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질환 부담과 변화하는 혈청형 분포는 최근 성인 예방접종 권고에도 반영됐다. 대한감염학회는 올해 5월 성인 폐렴구균 예방접종 권고안을 개정해 65세 이상 모든 성인과 19~64세 면역저하자·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에서 이전 접종력에 따라 PCV21 1회, PCV20 1회 또는 PCV15와 PPSV23 순차접종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개정에서는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21)이 새로운 접종 선택지로 포함됐다. 국내에서는 한국MSD의 ‘캡박시브’가 PCV21로 2025년 8월 허가됐다. 18세 이상 성인에서 백신에 포함된 폐렴구균 혈청형에 의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과 폐렴 예방에 사용한다.
PCV21은 소아 예방접종의 영향으로 성인에서도 발생이 감소한 9개 혈청형을 제외하고, 성인에서 질환을 일으키는 혈청형을 중심으로 21개 혈청형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김 교수는 “성인 예방접종은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 수만 비교하기보다 국내에서 실제 질환을 일으키는 혈청형과 환자의 연령, 기저질환, 이전 접종력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인 국가예방접종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정부는 65세 이상 PPSV23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23가 다당질백신(PPSV23) 1회 접종을 무료 지원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2027년 65세 이상 어르신 대상 폐렴구균 국가 지원 백신을 단백접합백신(PCV)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도입 백신과 세부 접종 기준, 전환 시기 등은 향후 관련 논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