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9일 (수)

노트북 하루 8시간 배에 올린 아이⋯피부에 ‘그물무늬’ 반점 생긴 이유

통증 없던 병변, 2주 뒤 압통·피부 벗겨짐⋯의료진 ‘열성 홍반’ 진단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열성 홍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이 되는 열원에 더 이상 노출되지 않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손난로나 온수매트 같은 열원에 피부가 장시간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그물 모양의 붉은 반점이나 색소침착이 나타날 수 있다. 화상을 일으킬 정도는 아닌 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생기는 ‘열성 홍반(erythema ab igne)’이다.

과거에는 핫팩이나 난로, 온풍기, 전기장판 등 온열기구 사용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노트북 등 열을 발생시키는 전자기기를 피부 가까이에 장시간 두고 사용하다 열성 홍반이 생기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최근 영국의학저널(BMJ)이 발행하는 동료심사 학술지 ‘BMJ Case Reports’에는 노트북에서 발생한 열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뒤 열성 홍반이 생긴 사춘기 이전 남자아이의 사례가 소개됐다.

의료진에 따르면 아이는 오른쪽 윗배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불그스름한 멍 같은 반점이 생겨 소아응급실을 찾았다. 약 15㎝ 크기의 편평한 그물 모양 적갈색 반점이었다. 병변은 병원을 찾기 약 1주일 전부터 나타났으며, 통증이나 가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색이 점점 짙어지고 좀처럼 사라지지 않자 아이가 부모에게 알렸고 병원을 찾게 됐다.

아이는 외상이나 특별한 질환을 앓은 병력이 없었고 발열이나 체중 감소, 피로 등의 증상도 없었다. 의료진은 경미한 외상에 따른 간 손상 가능성을 의심해 혈액검사와 복부 영상검사를 시행했지만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아 아이를 귀가시켰다.

하지만 2주 뒤 아이가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는 병변의 압통이 심해지고 피부 일부가 벗겨지는 증상까지 나타났다.

의료진이 생활 습관을 자세히 확인한 결과 원인은 노트북에서 발생한 열이었다. 홈스쿨링을 하던 아이는 공부할 때 노트북을 배 위에 올려놓은 채 하루 최대 8시간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노트북을 충전하는 동안에도 기기를 배 위에 올려둔 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진은 아이의 증상을 ‘열성 홍반’으로 진단했다. 열성 홍반은 초기에는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열에 반복적으로 장기간 노출되면 그물이나 레이스 같은 모양의 적갈색 색소침착으로 진행할 수 있다.

열성 홍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이 되는 열원에 더 이상 노출되지 않는 것이다. 이번 사례에서도 의료진은 아이와 부모에게 노트북을 몸 위에 직접 올려놓지 않도록 조언했다. 이후 수개월 뒤 이뤄진 추적 관찰에서 피부 병변은 점차 옅어졌으며 발진도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가벼운 증상은 열 노출을 중단하면 수개월에 걸쳐 자연스럽게 옅어질 수 있다. 다만 색소침착이 오래 지속되거나 피부 변화가 심한 경우에는 피부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필요에 따라 색소침착을 완화하기 위한 바르는 약이나 레이저 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으며,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상처·궤양 등 이상 변화가 지속된다면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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