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년 동안 계속 커진 탈장으로 제대로 걷는 것조차 어려워진 50대 영국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탈장의 크기는 52cm에 달할 만큼 커졌지만, 지금까지 비만과 고혈압으로 수술 위험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수술을 받지 못했다.
영국 매체 더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레스터셔주 힝클리에 사는 사만다 잭슨(57)에게 처음 탈장이 발생한 것은 18년 전인 2008년이었다. 당시에는 튀어나온 부위를 밀어 넣는 처치를 받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재발했고, 이후 크기가 점점 커졌다.
2011년에는 수술을 받으려고 했지만 당시 체중과 높은 혈압 때문에 의사는 수술이 어렵다고 답했다. 이후에도 여러 명의 의사를 찾아 수술이 가능한지 알아봤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2021년에 만난 한 외과의는 탈장의 크기와 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수술 위험이 지나치게 높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탈장은 일상생활을 크게 제약할 정도로 커졌다. 잭슨은 제대로 걷거나 오래 서 있을 수가 없었고, 침대에서 몸을 둘리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오랫동안 일을 하지 못했으며, 2011년부터는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현재 탈장의 크기는 약 52cm로, 지난 1년 동안에만 약 10cm가 더 커졌다. 잭슨은 “탈장 때문에 어디에도 갈 수 없었고, 무게 때문에 허리가 아파 오래 서 있기도 힘들다”며 지난 18년을 “감옥에서 사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그러던 중 최근 다시 수술 가능성이 열렸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처방받아 체중을 165kg에서 140kg까지 줄였다. 체중이 감소하자 의료진은 체질량지수를 30 아래로 낮추면 수술을 다시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체질량지수가 54.6인 그는 이를 위해 약 63kg을 추가로 감량해야 한다.
잭슨은 체중이 줄면서 식습관을 바꿨고 활동량도 조금씩 늘리고 있다며, 목표 체중에 도달해 수술을 받고 일상을 되찾고 싶다고 밝혔다.
탈장, 복벽 약해진 틈으로 장기 밀려나오는 상태
탈장은 복부 안의 장기가 복벽의 약해진 틈을 통해 밀려 나오는 상태다. 간이나 소장, 대장 등 복부 장기는 복막이라는 얇은 막에 싸여 있고, 그 바깥은 근육과 근막 등으로 이루어진 복벽이 지지한다. 복벽의 근육이나 근막이 약해지면 그 틈으로 복막에 싸인 장기가 밀려 나오면서 피부 아래가 불룩하게 튀어나올 수 있다.
발생 위치에 따라 사타구니 부위에 생기는 서혜부 탈장, 배꼽 주변에 생기는 배꼽 탈장, 복부 수술을 받은 뒤 절개 부위에 발생하는 절개 탈장 등으로 나뉜다.
성인에게 생기는 탈장은 노화 등에 따라 복벽을 지지하는 근육이나 인대가 약해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 무거운 물건을 반복해서 들거나 심한 기침을 자주 하는 경우, 배변이나 배뇨 시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힘을 주는 경우처럼 복부 안의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흡연이나 만성질환, 영양 상태 등 복벽을 약하게 만드는 요인도 복벽을 취약하게 만들어 탈장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오래 방치하면 커질 수 있어…장 끼어 혈류 막히면 응급수술 필요
성인 탈장의 경우 복벽의 약해진 부위가 저절로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교정하려면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탈장된 장기나 조직을 복강 안으로 되돌리고 약해진 복벽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환자의 상태와 탈장의 종류에 따라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 등을 시행하며, 성인에서는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인공망을 이용해 복벽을 보강하는 방법이 널리 사용된다.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튀어나온 장이나 조직이 다시 복강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끼는 ‘감돈’이다. 감돈된 장의 혈액 공급까지 차단되는 ‘교액’으로 진행하면 장 조직이 손상되거나 괴사할 수 있다. 괴사가 의심되지 않는 일부 감돈 탈장은 의료진이 손으로 밀어 넣는 처치를 시도할 수 있지만, 교액이나 장 괴사가 의심되면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이미 장이 괴사했다면 손상된 부위를 절제해야 할 수도 있다.
비만이면 탈장 수술 못 받을까?…BMI 높을수록 합병증 위험 증가
이번 사례에서 의료진은 잭슨에게 체질량지수가 30 미만이어야 수술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것이 모든 탈장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수술 기준은 아니다. 실제 수술 여부는 체질량지수뿐 아니라 탈장의 크기와 위치, 증상, 수술 방법, 환자의 동반질환과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다만 비만은 탈장 수술 후 합병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2023년 미국 연구진이 선택적 복벽탈장 수술을 받은 성인 8만 9924명을 분석한 결과, 개복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체질량지수가 높아질수록 수술 후 전반적인 합병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체질량지수 32 이상에서 합병증 위험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복강경 수술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유럽탈장학회(EHS)도 높은 체질량지수를 절개 탈장 수술 전에 조절할 수 있는 주요 위험요인 중 하나로 꼽고, 체질량지수가 높은 환자에게 체중 감량을 권고한다. 다만 체중 감량을 위해 수술을 계속 미루는 것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학회는 증상이 있는 환자가 충분한 노력에도 체중을 줄이지 못하고 수술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수술을 미루는 동안 삶의 질이 떨어지거나 탈장이 더 커질 위험과 추가 체중 감량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탈장은 저절로 낫기도 하나요?
A. 성인 탈장은 복벽의 약해진 부위가 저절로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교정하려면 수술이 필요합니다. 다만 탈장의 종류와 크기, 증상, 환자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수술 시기나 치료 방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2. 비만하면 탈장 수술을 받을 수 없나요?
A. 비만이라고 해서 탈장 수술을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BMI가 높으면 일부 탈장 수술에서 수술 후 합병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의료진이 체중 감량을 권할 수 있습니다. 수술 여부는 탈장의 상태와 수술 방법, 동반질환,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합니다.
Q3. 탈장이 생기면 언제 응급진료가 필요한가요?
A. 튀어나온 장이나 조직이 다시 복강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감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혈액 공급까지 차단되는 ‘교액’으로 진행하면 장이 손상되거나 괴사할 수 있습니다. 탈장 부위에 갑자기 심한 통증이 생기거나 튀어나온 부위가 들어가지 않고 단단해지는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면 신속하게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