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지혈증 치료제 중 가장 유명한 약품은 단연 ‘스타틴’ 계열 치료제다.
이들 약품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로수바스타틴·아토르바스타틴·피타바스타틴·심바스타틴 등 성분명에 ‘스타틴’이 들어가는 약품들이 이 계열에 포함된다.
스타틴 부작용, 걱정할 만한 수준일까
스타틴 치료제에는 오랜 기간 ‘부작용 위험’이라는 연관검색어가 뒤따랐다. 고용량의 치료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당뇨병 위험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가 여럿 발표됐고, 치매·우울증·수면장애·간 손상 등의 원인으로 지목된 적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치매나 우울증 등 대중에 잘 알려진 부작용은 임상시험 결과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 없다”는 것이 내과·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장기 복용했을 때 혈당이 소폭 높아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타틴 복용을 통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예방해 얻는 건강적 이점이 훨씬 크다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26년 유럽심장학회(ESC) 연례학술대회에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일반적 인식과는 다르게 스타틴 치료제가 2형 당뇨병 환자들의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덴마크 코펜하겐대병원 연구팀은 2형 당뇨병 환자 13만2585명을 조사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당뇨 진단 1년 내 스타틴 처방⋯왜 중요할까?
당뇨병 환자들은 높은 혈당으로 혈관이 손상되면서 심혈관질환 합병증을 겪기 쉽다. 합병증을 예방하고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환자들에게 스타틴을 처방하는 사례도 흔하다.
문제는 복용 시점이다. 널리 알려진 혈당 상승 부작용을 우려해 상당수의 환자들이 스타틴 복용을 주저한다.
이에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19년까지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들을 최장 15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환자들은 스타틴을 복용한 시점에 따라 △진단 후 1년 이내 복용 시작(초기 복용군) △1년~5년 사이 복용 시작(후기 복용군) △미복용 등 세 집단으로 나뉘었다.
분석 결과, 초기 복용군은 미복용 환자들에 비해 10년 내 치매를 겪을 위험이 평균 15% 낮았다.
후기 복용군 역시 치매 발병 위험이 평균 10%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같은 효과는 남녀 모두에게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구책임자인 투마스 테르나마르 박사(코펜하겐대병원)는 “최근에는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당뇨병이 지목되고 있다. 환자들의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발병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제때 스타틴 복용을 시작하도록 장려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SC 커뮤니케이션 위원회의 이사벨 곤살베스 위원은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로, 인과관계를 확정하기는 이르다”면서도 “2형 당뇨병 진단 직후 주치의와 논의를 통해 스타틴 복용을 시작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