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가면역병인 피부근육염으로 눈 주위에 염증이 잦은 60대 여성의 눈꺼풀 안쪽 기름샘 구멍에서 속눈썹이 한 줄 더 나타난 희귀한 사례가 학계에 보고됐다.
모로코 페즈 하산 2세 대학병원 피부과 연구팀에 의하면 10년 넘게 피부근육염을 앓아온 65세 여성 환자의 양쪽 윗눈꺼풀에서 ‘후천성 이중속눈썹증(이열생모증)’이 나타났다.
이 환자는 피부와 근육에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 자가면역병인 피부근육염이라는 진단을 2013년 받았다. 또한 위 림프종 치료 후 완치 판정을 받았고, 2018년에는 유방암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마쳤다.
그동안 환자는 눈꺼풀과 광대 부위에 자줏빛 발진이 반복되고, 눈꺼풀염(안검염)이 계속 재발해 심한 피부 악화를 겪었다. 2020년과 2023년 피부염 악화 당시 촬영된 사진에서는 비정상적인 속눈썹 줄이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2026년 1월 정기 추적 관찰에서 특수 피부경 검사를 한 결과, 눈물막의 기름 성분을 분비해야 하는 마이봄샘 입구를 따라 길고 짙은 속눈썹이 비정상적으로 한 줄 더 자라났다. 하지만 눈의 이물감이나 시력 저하, 각막 손상 등의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의료진은 시술 대신 정기적으로 안과 모니터링을 하기로 했다.
이 사례 연구 결과(Acquired Distichiasis in Dermatomyositis: A Possible Delayed Sequela of Chronic Periocular Inflammation)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이중속눈썹증은 털이 자라지 않고 피지를 분비해야 하는 마이봄샘이 이상하게 변형돼 털을 만들어내는 모낭 구조로 바뀌면서 속눈썹이 두 줄로 자라는 병이다. 대개 눈꺼풀의 만성 염증, 흉터, 외상, 특정 약물 노출 등에 의해 후천적으로 발생하지만 선천적으로 생기는 경우도 일부 있다.
이 환자의 경우 피부근육염으로 인한 만성적인 면역 반응과 지속적인 눈 주위 염증이 눈꺼풀 가장자리의 미세 구조를 변형시키고 마이봄샘의 세포 변성을 유도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환자가 투여받은 항암제 도세탁셀도 마이봄샘의 위축과 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약물로 보고돼 있다. 따라서 만성 자가면역 염증과 약물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지연성 후유증일 가능성도 있다.
피부근육염은 근육 약화와 함께 눈꺼풀 부위의 자줏빛 발진(헬리오트로프 발진), 손가락 관절 부위의 결절(고트론 구진) 등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희귀 만성 자가면역병이다. 한국 내 피부근육염의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약 3~5명 수준이다. 하지만 눈 주위 피부와 점막에 지속적인 염증을 일으켜 각종 안과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이중속눈썹증으로 자라난 속눈썹은 방향에 따라 안구를 직접 찌르지 않아 무증상으로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안구 안쪽으로 향할 경우 각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이물감, 충혈, 눈부심은 물론 각막염이나 각막 궤양 등 심각한 시력 손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증상과 중증도에 따라 속눈썹 영구 제모, 전기분해술, 냉동치료, 레이저 절제술, 눈꺼풀 수술 등으로 치료한다.
만성 피부병, 자가면역병을 앓고 있거나 항암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는 겉으로 드러나는 피부 병변(손상과 상처)뿐만 아니라 눈꺼풀 가장자리와 눈 건강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특별한 통증이나 이물감이 없더라도 비정상적인 속눈썹 자람이나 마이봄샘 이상이 뒤늦게 나타날 수 있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각막 손상 여부를 일찍 점검하는 것이 좋다.
[자주 묻는 질문]
Q1. 이중속눈썹증(이열생모증)과 단순히 속눈썹이 눈을 찌르는 속눈썹거꾸로자람증(속눈썹역생 또는 첩모난생)은 어떻게 다른가요?
A1. 속눈썹거꾸로자람증은 속눈썹이 정상적인 위치에서 자라지만 자라는 방향이 안구 쪽으로 휘어져 각막을 찌르는 병입니다. 반면 이중속눈썹증은 기름을 분비해야 하는 마이봄샘 구멍 자체에서 비정상적인 새로운 속눈썹 줄이 추가로 자라나는 병입니다. 발생 위치와 구조에 차이가 있습니다.
Q2. 비정상적인 위치에 새로 자란 속눈썹은 집에서 뽑아도 되나요?
A2. 집에서 임의로 뽑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털뿌리(모근)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털이 다시 자라면서 더 굵어지거나 안구 방향으로 꺾여 각막을 찌를 위험이 높아집니다. 또한 눈꺼풀에 2차 세균 감염이 생길 수 있으니 안과나 피부과에서 레이저나 전기분해술 등 전문 치료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Q3. 눈에 이물감이나 통증이 전혀 없는데도 이중속눈썹을 반드시 제거해야 하나요?
A3. 새로 자란 속눈썹이 각막에 닿지 않고 이물감이나 시력 이상이 없다면 무조건 시술로 제거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눈을 깜빡일 때마다 미세한 각막 찰과상이 생길 수 있으니,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각막 손상 여부를 꾸준히 관찰해야 합니다.
